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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소매를 매만지며 암호화폐 모형을 들고 있는 모습.픽사베이 |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마이클 마르토치(26)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수십만 달러(한화 수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액을 스스로 관리한다.
이 중 90％는 암호화폐에 들어가 있다. 자산 현황을 보려면 휴대전화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만 켜면 된다.
마르토치는 시장 수익률을 넘어 재산을 두세 배로 불릴 수 있는 위험 투자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암호화폐 등 고위험 상품을 선호하는 MZ세대 성향에 디지털 앱까지 발전하면서 미래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전통 투자업계에서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금융 전문 조사기관 아이테 노바리카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순자산 50만달러(약 5억 9000만원) 이상인 45세 미만 가구 중 자기 주도적인 투자 스타일을 보인 비율은 2010년 57％에서 2019년 약 70％로 증가했다.
전통 투자 자문회사를 끼지 않고 직접 돈을 관리하는 젊은 부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휴대전화만 있으면 손쉽게 투자가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이 있다.
이들은 수수료도 저렴하고 조작이 용이한 어플 등을 활용해 원하는 투자상품을 직접 선택하고 제한 없이 투자한다.
청년들의 공격적인 투자성향과 투자업계의 전통적인 투자 스타일 간 괴리도 한 요인이다.
청년들 상당수는 암호화폐나 신생기업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데 투자회사들은 대체로 암호화폐나 비상장주식을 제한적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아예 취급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
트래비스 채임버스(33)의 경우 자문회사 4곳과 접촉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대행사 일부를 매각해 900만달러(약 106억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문회사들 중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인 부동산이나 암호화폐를 언급한 곳이 아무도 없자 직접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사업파트너의 이웃이 굴리는 헤지펀드에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원), 에어비앤비 임대 숙소를 짓는 프로젝트에는 150만 달러(약 17억 7000만원)를 투자했다.
18살부터 주식을 시작한 캐벌 히크먼(26)은 몇 년 전 블록체인 펀드에 10만 달러(약 1억 2000만원)를 투자했다.
현재 약 6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나이가 들면 투자회사에 제 발로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제드 핀 모건스탠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재산 축적 단계에서 은퇴 단계로 들어서면 세상은 훨씬 복잡해진다"며 "사람들은 조언이 필요할 때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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