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들이 다음달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각 사별 맞춤형 전략 세우기에 한창이다. 핀테크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는가 하면, 그룹 통합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NH투자증권, KB증권에 대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의결했다. 이로써 본허가를 획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6곳으로 늘었다.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현대차증권은 예비허가를 받은 상태다.
마이데이터란 고객의 동의를 받고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전금융사에 흩어진 고객정보를 한데 모아 소비자에게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흩어져있는 고객 정보를 한 곳에 모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대리행사, 금융 및 소비패턴의 분석, 투자자문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증권사와 은행, 카드사, 보험사, 신용평가사 등 여러 금융기관들이 동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증권사들은 마이데이터 시행에 맞춰 급하게 서비스를 출시하기 보단, 탄탄하고 보수적인 분석과 평가를 거쳐 내놓을 방침이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취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통합자산관리앱 ‘엠올(m.ALL)’은 지난 8일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 다음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인원(AII-in-One) 투자진단 보고서’를 통해 다른 금융사의 자산을 한번에 모아볼 수 있는 기능과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투자 진단 콘텐츠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 3월 롯데카드와 ‘데이터융합 비즈니스’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5월엔 우리카드, 교보생명, NICE평가정보와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 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
▲여의도 증권가. |
한국투자증권도 인공지능 ‘에어(Air Research)’를 접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연말 또는 내년 1월에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상 속의 투자’라는 콘셉트에 초점을 맞춰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 디지털플랫폼본부를 신설하고 빅데이터 인프라와 분석 엔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나이스지니데이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딥서치, 나이스평가정보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KB증권은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자산 통합조회 외에도 포트폴리오 진단, 고수의 픽(Pick) 등 투자와 관련 있는 다양한 마이데이터 분석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KB증권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내년 초 ‘마블(M-able)’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마이데이터 전용 앱도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달 1일부터 자산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원하는 금융정보와 금융 이벤트를 알려주고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금융 알리미 서비스’ 및 보유한 투자상품 성과를 분석하고 진단해주는 ‘투자성과 리포트 서비스’ 등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빅데이터 센터를 출범해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고객행동을 분석해 편의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나금융투자는 그룹 내 협업을 앞세워 하나금융의 ‘하나 합’이라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를 내놓는다.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그룹사마다 흩어져 있는 금융 데이터를 하나로 뭉쳐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데이터가 고객 자산을 키우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로보자산관리와 여유자금을 통한 간편 투자 등 고객 투자 자산을 최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배치한다. 또 금융 계열사 역량을 활용해 대출 이자 줄이기, 미청구 보험금 확인과 같은 금융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고객 자산관리(WM) 효율을 높여 사업 인프라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보단 마이데이터를 통한 통합자산관리와 생활금융, 분석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자산가 위주로 제공되던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를 통해 어려웠던 투자를 한층 더 쉽게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