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중심 부채구조조정, 위험 키워...비은행 부실화 위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17 10:07
키움증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계대출 중심의 부채 구조조정이 오히려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비은행 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7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아파트 매매 시장은 안정화된 반면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용 부동산 매매시장, 상가, 토지, 공장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 투기수요의 이전 현상과 함께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 선회 영향으로 토지의 투자가치가 늘어난데다 금융당국의 규제 빈틈이 만들어낸 결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비아파트 주거용 부동산은 갭투자를 이용한 고위험 투자 비중이 높고, 수익형 부동산은 LTV가 아파트 대비 두 배 이상 높아 향후 부실화 위험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서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부채 구조조정 의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어, 규제 강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도 올해 1월부터 2억원 이상 대출자에 대한 DSR 규제를 도입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규제에 대한 반발로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는 무산됐지만, 은행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 분할 상환을 도입하는데 자율적인 규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어 규제 영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매매시장 과열 현상이 진정되면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상가 등 여타 부동산 시장도 조만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파트 매매시장의 과열 진정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른 것으로 다른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규제의 빈틈을 이용해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풍선효과를 유발, 열위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대출 규제 강화에도 전체 부동산 시장을 볼 때 금융당국의 정책은 여전히 투기 수요를 둔화하는데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 통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고, 그 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정부 주도의 규제 정책은 수많은 규제의 빈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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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울러 경기 부양을 명목으로 진행되는 기업대출 지원 정책은 풍선 효과를 심화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표적인 규제의 빈틈으로는 전세보증금을 이용한 갭투자를 들 수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은 갈수록 더 늘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개인사업자대출과 중소 법인 대출도 규제의 빈틈으로 꼽았다. 실제 지난달 은행 대출 순증 규모를 보면 은행의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 대출을 합친 대출 순증금액은 13조2000억원으로 코로나 위기 이전과 비교해 볼 때 여전히 3조~5조원 이상 많다. 서 연구원은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에만 집중하다보니 법인의 부동산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비은행의 중소기업대출도 대표적인 규제의 빈틈 중 하나다. 그는 "개인사업자나 법인 명의로 상가, 토지, 공장 등을 투자하기 위한 대출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으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권 가계 대출 중심으로 규제가 지속되면서 이와 같은 규제 사각지대 영역은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규제의 빈틈을 이용해 부동산 투자에 이용된 대출은 상대적으로 레버리지가 높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비은행 대출의 부실화 위험은 더욱 높다"며 "기업대출의 경우 대부분 원리금 분할 상환, 부분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잠재적 부실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의 대출 잔액은 전체의 44%에 달한다. 이자만 지급한 결과 연체없이 장단기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은행이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낮은 연체율, 낮은 충당금을 기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서 연구원은 "결국 금융당국은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계적으로 이자만 내는 대출에 대해서만 개별법 적용을 허용하고, 원리금 분할 상환하는 대출에 대해서만 집합법 방식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해 현금흐름으로 상환이 어려운 차주에 대해서는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도록 하는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충당금 적립 방식의 변경은 금융의 안정성을 높이고, 한계 기업을 구조조정하는 한편 대출 자금이 불필요하게 부동산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며 "다만 지난 2018년 말에도 같은 방식의 규제가 도입된 바 있으나 정치적 반발,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사실상 무력화된 바 있어 최종 도입 여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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