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샀는데 中 짝퉁"…오픈마켓 가품판매 논란 재점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17 15:18

중국판매자들 ‘아이템 위너’ 악용 국내설명 베껴 최저가 ‘따라 판매’



입점 소상공인들 매출타격·소비자들의 가품구매 피해 사례도 늘어



쿠팡 "가품 피해 즉각 환불 조치”…상품단속 어려운 오픈마켓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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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피디수첩 ‘차이나셀러 습격’ 방송 화면 캡처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쿠팡을 통해 방대한 양의 중국산 짝퉁이 판매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최근 오픈마켓 가품 판매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중국 판매자들이 쿠팡의 ‘아이템 위너’ 제도를 악용해 한국 상품 설명 페이지를 베낀 뒤 가격을 낮춰 판매하면서 국내 소상공인들의 매출 피해가 커지고, 소비자들의 가품 구매 피해 사례도 늘고 있어서다.

17일 업계와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상당수의 국내 판매자들이 쿠팡의 아이템 위너 제도로 매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동대문에서 가방가게를 운영중인 A씨는 쿠팡 입점 초기 캔버스백이 잘 팔리며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으나, 쿠팡의 아이템 위너로 인해 갑자기 매출이 크게 줄었다. 아이템 위너를 통해 중국 판매자가 A씨의 상품 설명 페이지와 상품 리뷰를 그대로 가져가 판매했기 때문이다.

아이템 위너는 동일한 상품에 대해 가격 우위를 선점한 업체가 높은 확률로 리뷰와 상위 노출까지 가져갈 수 있게 만드는 쿠팡의 정책이다. 예컨대 A판매자가 ‘OO가방’을 3만 원에 팔고 있는 데 B판매자도 OO가방을 팔게 되면 A와 B는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로 묶이게 된다. 여기서 B가 A보다 낮은 가격을 등록하면 B가 아이템 위너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아이템 위너로 상품으로 선정되면 해당 상품만 화면 윗부분에 노출되는데, 이로 인해 모든 매출은 B가 가져가는 구조다. 기존 판매자의 매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문제는 아이템 위너로 선정된 판매자가 기존 판매자에 대한 긍정적인 일부 상품 리뷰까지 가져가면서 소비자들의 가품 구매 피해도 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소비자들이 상품 리뷰를 믿고 구매했지만, 아이템 위너로 선정된 중국 판매자가 소비자들에게 가품을 보내면서 사진과 다른 상품을 받아보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것.

이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중국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쿠팡 ‘깐마이(따라 판매)’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웨이하이에는 쿠팡 전문학원이 성업중이다. 이런 분위기에 중국에서는 쿠팡에서 팔리는 상품을 따라 판매하는 교육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기존 쿠팡 상품을 따라 판매하는 것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도 존재하는데, 자동 번역 기능이 있어 중국 판매자들이 한국어를 전혀 못해도 기존 국내 판매자의 상품 설명 이미지를 손쉽게 베껴 상품을 팔 수 있다.

쿠팡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아이템 위너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아이템 위너로 인해 기존 판매자들의 매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우려에 대해 당시 강한승 대표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가품 판매를 적발하고 제재조치를 가하는 시스템을 운영중"이라며 "(우려되는 사항을) 잘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중국 판매자들의 활발한 가품 판매로 아이템 위너 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쿠팡 측은 아이템 위너가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이 광고 여력이 없어도 소비자의 접점을 넓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오픈마켓은 광고비 등 판촉비를 지급한 판매자의 상품이 타 상품에 비해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구조로, 소비자는 노출이 많이 된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이로 인해 광고비 등 판촉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는 중소 영세판매자는 그만큼 판매 기회를 잃게 된다.

쿠팡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 업태의 특성상 특정 판매자의 상품 판매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써 입점업체의 상품 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직접적인 책임을 질 의무는 없다.

쿠팡은 다만 최근 악성 판매자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품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가품 구매 피해 신고시 즉각 환불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일부 악성 판매자들 때문에 선의의 판매자들과 소비자를 포함해서 업체들한테도 경영상의 손실, 기업이미지의 타격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24시간신고센터를 통해 판매자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판매 중지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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