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2 군사 쿠데타로 집권…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 쿠데타 함께 한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28일 만 사망 이채
- 국가장 여부는 미정…정부가 판단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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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진은 올해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전 전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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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사진은 1979년 11월 6일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 수사 본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사건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가 12.12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해 아무런 사과와 반성도 없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그는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고인이 회고록에서 ‘북녘땅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그냥 백골로 남아 있고 싶다’고 남긴 내용이 사실상의 유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도 가끔 ‘나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려라’라고 말씀하셨고, 가족들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씨가 사망한 이날은 33년 전 그가 잠시 속세를 등지고 강원도 인제 백담사에서 은거를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같은 육사 11기로 군사 쿠데타를 함께 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한 데 이어 한 달(28일)도 되지 않아 전 전 대통령도 세상을 떠났다.
전씨는 5.18 군사 쿠데타와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사과나 반성 한 마디 없이 사망해 대비됐다.
노 전 대통령은 유언 형식으로 참회의 뜻을 밝혔다. 생전 유언으로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유족들을 통해 밝혔다.
전씨는 1931년 1월 18일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났다. 이후 1955년 육사 11기로 졸업한 뒤 노태우 등 육사 동기들을 끌어들여 육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선·후배가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들어선 문민정부 출범 후에도 군내 요직을 장악했다.
1961년 소령으로 진급한 그는 1963년 중령으로 진급할 때까지 중앙정보부에서 일했다. 그후 승승장구해 1969년 대령, 1974년 준장, 1978년 소장으로 진급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데 이어 12·12 군사반란(쿠데타)을 일으키고 이듬해 중장으로, 다섯 달 후에는 대장으로 진급했다. 1980년 5·17 쿠데타를 일으켜 헌정을 중단하고 정적들을 탄압했다. 같은 해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다. 1980년 8월 군에서 전역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7년 단임 대통령제를 골자로 하는 새 헌법을 통과시킨 후 1981년 2월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12대 대통령이 됐다. 제5공화국의 시작이었다. 1988년 초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 내란과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그는 2017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광주시민들에 대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란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불복해 항소했고 오는 29일 결심 공판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지난 8월 9일 광주지방법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사실상 공개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고인은 끝내 5·18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한 사과를 남기지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가족들을 통해서라도 5·18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추징금 2205억원에 대한 완납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순자 여사와 아들 전재국·전재용·전대만 씨, 딸 전효선 씨가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5일간의 국가장으로 치러졌지만 전 전 대통령은 미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가장을 할지 여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며 "그 판단에 따라 국가장 추진 여부를 제대로 논의하기로 한다면 행안부장관이 제청해 국무회의 심의 절차에 들어가지만, 국가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행안부 장관이 제청 자체를 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보훈처는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이미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라며 전씨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jj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