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맥주 데이트’ 하던 윤석열·이준석...어쩌다 ‘패싱·잠적’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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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거리 한 치킨집에서 맥주잔을 부딪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후보의 이른바 ‘패싱 논란’으로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면서 당 대표와 대선 후보 간 갈등이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으로까지 고조되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 양상에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관계가 어떻게 틀어져왔는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尹·李 대립관계...‘버스 정시출발론’에서 시작? 

 


두 사람 사이 불편한 기류는 이 대표가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도 직간접적으로 포착됐다.

이 대표는 당시 당 밖에 머물던 윤 후보가 입당하지 않더라도 계획한 일정에 대선 경선을 시작하겠다는 ‘버스 정시출발론’을 들고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MBC ‘100분 토론’에서 "버스는 절대 특정인을 기다려서는 안 되고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며 "정해진 시간에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와 경쟁하던 나경원 전 의원은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타게 된다"며 "우리의 경선 열차는 9월 말에 출발하게 할 것"이라고 윤 후보를 두둔했다.

나 전 의원은 이후에도 윤 후보가 이 대표 발언을 "불쾌해한다"며 유승민 전 의원계인 이 대표가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경선이 끝난 이후에도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경색된 기류는 풀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7월 윤 후보에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 "지지율 추이 위험",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둬 성과가 안 좋다" 등 비판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에 윤 후보는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며 직접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 사이 신경전은 지난 7월 25일 건대입구 ‘치맥회동’을 기점으로 풀리는 듯 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상기된 얼굴로 "오늘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라며 "정권교체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저희가 같이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제가 나이만 먹었지, 정치는 우리 이 대표님이 선배기 때문에 제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당시 "우리가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라고 확신한다면 오늘부터 저희가 고려해야 하는 세글자는 시너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습입당’에 "저거 곧 정리"…尹·李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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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다만 이 대표는 같은 달 29일에도 "8월 30일 우리 당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해서 즐겁고 시너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언급하는 등 정시 출발론을 기조를 유지했다.

이후 다음 날인 30일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지방 방문으로 당을 비운 사이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했다. 이에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제1야당에 입당하는 장면에 당 대표가 보이지 않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를 두고 이 대표와 신경전을 벌인 윤 후보가 사실상 이 대표를 ‘패싱’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다만 이 대표는 "8월이 아닌 7월에 입당한 것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 윤 후보가 자신의 ‘버스론’에 화답한 것으로 평가했다.

봉합되는 듯 했던 신경전은 이후 ‘저거’ 파문으로 다시금 불거졌다.

8월 17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저거(윤석열은) 곧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저거’가 지칭하는 것이 윤 후보와 갈등 상황이라며 상황이 곧 정리될 것이란 뜻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원 전 지사와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제 양심과 기억을 걸겠다"며 전체 녹음 파일을 공개하라고 맞섰다. 다만 두 사람 사이 진실 공방은 어느 한쪽이 맞는지 확실히 결론 내지 못한 채 끝났다.

이후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윤 후보 측 캠프 인사가 ‘당 대표 탄핵’을 거론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이 대표 역시 ‘당 해체’ 발언과 ‘전두환 옹호’ 등 윤 후보 관련 논란에 쓴 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지속된 갈등은 최근 선대위 인선과 일정 조정 등을 놓고 분출했다.

윤 후보 측은 충청 방문 일정을 이 대표에 일방적 통보한 데 이어 이 대표가 공개 반대했던 이수정 교수를 선대위에 영입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놓고도 온도차를 보이는 상황이었다.

이후 이 대표는 29일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다음날인 30일 돌연 향후 일정을 전면 취소, 이날까지 부산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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