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사전심사, 대출심사체계 선진화 계기...은행업 긍정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17 09:43
키움증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내년 1월부터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자금 용도, 총 자산 및 부채 규모 등을 사전에 파악하는 은행대출 사전심사 체계가 도입되는 가운데, 이번 제도 도입으로 대출 심사체계가 미국 등 선진국처럼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통 은행업계에서는 과도한 부채 위험을 낮춰 이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7일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전세계 주요 선진국가가 과도한 부채 주도 성장으로 인한 금융 불균형 심화로 금융위기를 겪자 2010년 미국에서 시작해 2011년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원칙을 발표함으로써 전 세계주요 국가가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금융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하고 있는 제도"라며 "법안의 근본적인 취지는 소비자 편익보다는 소비자 피해 보호를 규제의 기준으로 삼아 약탈적 금융의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는 한편 소비자보호 감독기능을 분리, 독립함으로써 거시적으로는 가계부채를 더 이상 경기 부양 수단으로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도 2011년 마련했지만 계속 미루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인 지난해 3월에 수정, 도입됐다. 1년의 유예기간,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쳤다. 그는 "충분한 유예기간, 숙려 기간이 부여됐지만, 금융회사, 나아가 일부 금융당국자들의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이해 부족으로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코로나 위기 이후 집값 급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의 과도한 증가가 금융 불안정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법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현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취급 시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적합성, 적정성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요구했다"며 "이에 따라 은행권은 은행 연합회 차원에서 자금 용도, 총 자산 및 부채 규모, 연소득 대비 고정지출 규모, 대출 상환의 종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업계 공통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법의 이해 부족으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감독당국이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면 대출 심사 체계를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서 연구원은 금소법 상의 적합성, 적정성 여부 준수를 위한 사전 심사 제도 도입만으로도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등 투자 목적 용도의 대출, 과소비 성 대출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서 연구원은 "금융회사의 마이데이터사업이 활성화된다면 고객의 자산 및 대출 상황을 파악, 투자 및 과소비 용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제도가 정착된 이후에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무관하게 일관된 대출 체계가 구축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소법의 적용 강화는 투자성 대출 심사를 강화한다는 의미로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시장에는 부정적인 뉴스"라며 "반면 전통 은행업계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인건비, 대손비용 등 비용이 늘어날 여지는 있지만 가격 전가를 통해 충분히 반영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부채 위험을 낮추어 이익을 안정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비대면 상으로 충분히 적합성, 적정성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업체에는 부담스러운 사안으로 은행간 경쟁 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은행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