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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 사장의 경영철학인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사모펀드 사태 해결과 실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놔서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에도 고객 신뢰 회복은 물론, 디지털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투자 명가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이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임기는 1년으로 오는 2022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신한지주는 이 사장 재임기간 동안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체질개선 성과를 인정했다.
이 사장은 ‘신뢰 회복’이라는 명확한 비전 하에 내부 조직 정비를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 사모펀드 사태 이전, 투자 명가로 이름을 날리던 신한금융투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취임 후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수차례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상품출시를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상품전략위원회)와 협의체(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에 금융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금융소비자보호총괄 책임자(CCO, Chief Customer Officer)와 금융소비자보호센터의 책임자 및 실무자를 합류시켰다.
상품 사후관리체계 강화를 위한 상품관리부와 운영위험관리팀도 새롭게 만들었다. 상품관리부는 각 부서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후관리 관련 업무를 총괄 관리한다. 운영위험관리팀은 운영 리스크 관련 업무를 일원화하고 업무 프로세스 및 운영 시스템상 위험요인 점검과 관리방안을 수립, 점검한다.
소비자보호 오피서 제도도 도입했다. 노련한 영업, 소비자보호 및 컴플라이언스 업무 경력을 가진 소비자보호부 소속직원 4명으로 구성해 반기마다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상품판매 과정 점검과 사고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출시 상품 검증 강화를 위해 소비자 보호 조직과 상품 개발 부서장, 영업 담당 부서장이 상품 출시를 협의하면서 소비자 영향 분석 결과에 대해 합의하는 절차도 만들어냈다.
이 사장은 증권업 고유의 업무인 주식 중개(브로커리지)·운용(딜링)·투자은행(IB)·기획관리 업무 등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답게 실적에서도 지난해 부진을 만회, 재기에 성공시켰다.
신한금융투자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846억원)보다 99.1% 증가했다. 3분기 사모펀드 사태 관련 고객 보상금이 829억원 가량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97억원을 기록, 지난해(2086억원)보다 무려 158.8% 올랐다. 특히 3분기 누적 수수료 수익은 6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 늘어났다. 이 가운데 기업금융 수익은 1455억원, 위탁수수료는 4031억원을 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7.8%, 18.1% 증가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3분기 까지 4개사, 공모 금액 1885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내년 가장 주목 받는 대어급 IPO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 주관사로 합류한 상태다.
이처럼 신한지주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신한금융투자의 위상도 되살아났다. 신한금융투자의 그룹 내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비중은 22.21%로 지난해(14.56%)보다 7.65%포인트 상승했다.
연임에 성공한 이 사장에게도 과제는 남아있다.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의 부진은 잡아야한다. 신한지주와 리딩금융그룹을 두고 다투는 KB금융지주의 자회사 KB증권이 WM과 IB를 바탕으로 눈에 띄게 성장한 만큼 의식할 수 밖에 없다.
노조와의 갈등을 풀고, 진정한 CEO로 인정 받아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이 사장이 지난 2020년 3월 취임, 짧은 기간 사모펀드 사태 뒤처리를 해 낸 점은 긍정적이지만, 임직원 신뢰를 쌓아 조직의 역량을 결집시켜야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은 취임 이후 발 빠른 조직 개편과 디지털 자산관리 전략으로 고객들에 마음을 움직였다"면서도 "전통적 IB가 약해졌고 내부가 여전히 시끄러운 점은 이 사장이 앞으로 해결해야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