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증시리뷰②] 판 커진 IPO 시장…내년 정점 찍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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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신규 상장 종목 수와 공모 금액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어급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역대급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내년에도 몸값이 최대 100조원으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초대형 신규상장이 대기하고 있어 IPO시장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PO 연간 누적 공모액은 현재 기준 20조2527억원으로 지난해(5조6950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10년 10조1453억원과 비교해도 2배 가량 차이난다. 새내기주는 총 115개사(스팩, 코넥스 상장, 재상장 제외)로 지난해(95개사)보다 20개사가 더 늘었다.

새내기주들은 시가총액도 움직였다. 지난 8월 코스피에 입성한 카카오뱅크는 현재 29조원의 몸값으로 시총 순위 11위에 안착했다. 크래프톤(22조8000만원)은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대장주에 올랐다. 카카오페이(22조5000만원), SK바이오사이언스(19조3000만원) 등은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30위 안에 들어갔다.

수익률도 좋았다. 올해 신규 상장한 109개 종목 중 95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상승, 평균 수익률은 45%에 달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수익을 본 셈이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2배 이상 오른 종목은 14개다.

SK바이오사이언스(290%), 카카오페이(107%), 현대중공업(77%), SK아이이테크놀로지(64%)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자이언트스텝은 메타버스 수혜를 입으며 공모가(1만708원)보다 530% 급등했다. 증강현실(AR) 관련 솔루션 전문 기업인 맥스트도 메타버스 수혜를 입으며 주가가 급등해 공모가 대비 330% 올랐다.

IPO 시장이 급성장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따상(상장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 행렬로 일반투자자들의 투심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크래프톤(4조3098억원)을 비롯해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60억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8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 대어급 상장이 줄지었다.

특히 상반기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을 끌어모으며 역대 기록을 새로 썼다. 두달 뒤엔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80조9017억원을 모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증시가 주춤하고 기존 비례 방식에서 균등배정 방식이 늘어나 단기차익 실현 매물도 속출해 따상 행진이 끊기기도 했다. 여기에 공모가 거품 논란까지 일면서 투자자들의 열기가 다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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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연구원들이 리튬이온폴리머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내년 공모주 시장 규모가 올해를 뛰어넘어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신규 상장이 거론되는 예상 기업가치(시가총액)가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총 13곳으로 올해(11곳)보다 많을 전망이다.

연초 가장 먼저 상장을 하게 될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글로벌 2차전지 제조업체다. LG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를 최대 100조원, 평균 60~7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약 9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모액만 10조9000억~12조7000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내년 2월 중순 상장한다. 희망 공모가는 5만7900~7만5700원으로 총 1600만 주를 공모한다. 규모는 9264억~1조2112억원이다.

이밖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현대오일뱅크, CJ올리브영 등 조 단위 공모주가 줄줄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또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국내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도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사이 새내기주들이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공모주 시장의 굳건함을 보여줬다"며 "시총이 큰 종목들이 신규 상장 이후 코스피200에도 편입되는 사례가 빈번했고, 내년에도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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