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원자재 결산]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 철광석…내년 가격 전망은 비관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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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올 들어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의 탄소 감축 정책,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꼽으면서 내년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방향에 무게를 실고 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철광석 가격은 냉온탕을 오갔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톤당 23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은 세계 각국이 경기 정상화에 속도를 올리면서 수요가 급증한데 반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철강 수출을 제한하고 조강 생산량을 줄이자 철광석 가격은 5월을 정점으로 무너지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톤당 85달러까지 고꾸라졌다. 광물정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9억 4636만톤으로 작년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그 이후 반등에 성공해 최근 6주 동안 50% 가량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21일에는 가격이 톤당 128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연평균 철광석 가격은 톤당 157달러를 보이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가격 흐름을 두고 "역대급 변동 장세"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철광석 관련주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양에스텍의 경우 지난 5월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5870원까지 찍으면서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 3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철광석 관련주인 포스코 주가 역시 지난 5월 10일 장중 41만 3500원까지 오르면서 2012년 3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지만 지금은 28만 3500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내년 철광석 시장 전망엔 비관론이 우세하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철강 생산을 계속해서 제한한고 위축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도 수요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화양녠, 신리, 당다이즈예 등 많은 부동산 업체들이 디폴트를 내자 업계에서는 연쇄 파산 위기가 고조된 상태다. 앞서 지난 9일 헝다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등급 강등을 계기로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졌고 또 다른 부동산 업체인 자자오예 역시 지난 20일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선물회사 중신선물(Citic Futures)의 젱 닝 애널리스트는 "철광석 수요는 광범위하고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위축되고 있고 철강 소비 역시 감소세를 보일 것이며 공장에서는 탄소배출이 적은 고철(철 스크랩)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스크랩을 전기로 녹일 경우 탄소 배출량이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이는데 비해 2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신선물에 따르면 내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5000만톤 정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권에선 내년 철광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BS그룹과 씨티그룹은 내년 철광석 평균 가격을 톤당 각각 85달러, 96달러로 예상했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내년말 철광석 가격이 7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호주 웨스트팩 은행의 저스틴 스머크 수석 애널리스트도 투자노트를 통해 중국 철강 재고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5년래 최고 수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타이트한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탄소감축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말 철광석 가격이 톤당 7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이 100달러 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 영국 소재 원자재 정보업체 칼라니쉬의 토마스 구티에레스는 "불확실성이 많다"며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중국에서 발생한 점은 위험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낙관론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통화정책 추가 완화, 부동산 시장 지원 가능성 등을 꼽았다. 실제로 중국은 앞서 15일엔 시중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RRR)을 낮춘데 이어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와 함께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철강 생산 규제가 완화될 경우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호주 맥쿼리는 현재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정도로 낮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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