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증권사, IB 세분화·WM 강화로 실적 둔화 맞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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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들이 임인년(壬寅年) 새해 기업금융(IB) 조직을 세분화하고 디지털 자산관리(WM) 부문을 강화한다. 증시 환경이 지난해부터 급변, 주식거래대금까지 줄어든 만큼 수익 다각화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신년 조직 개편의 핵심은 IB와 WM 경쟁력 강화다.

미래에셋증권은 IB조직을 기존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했다. IB총괄을 IB1과 IB2로 나눠 운영해 사업영역별 전문 역량을 키운다. IB1총괄은 글로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금융 부문을, IB2총괄은 기업공개(IPO), 기업금융 등 전통 IB를 담당한다.

한국투자증권은 IB2본부 산하에 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IB1본부는 IPO를, IB2본부는 DCM과 ECM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IB3본부는 인수합병(M&A)를 전담한다. 또 대표이사 직속 글로벌사업본부도 신설했다. 본격적으로 해외 IB 사업을 시작, 시너지 영업 강화를 위해서다.

NH투자증권도 변화에 집중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1사업부 내에 어드바이저리(Advisory)본부를 신설, 인수합병(M&A) 자문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부동산개발PF부문의 시장 확대 및 경쟁구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B2사업부 내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금융4부도 새롭게 만들었다.

KB증권은 IB총괄본부를 총 3개로 확대했다. 기존 IB1, 2총괄본부 체계를 ‘IB1, 2, 3총괄본부’로 넓혔다. IB2본부 내에 커버리지2부를 신설, 기업금융 영업 커버리지를 키우고, IB1본부에는 해외 채권 발행을 전담하는 글로벌DCM팀을 확대 개편해 해외 채권 발행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IB3총괄본부엔 커버리지2부와 SF(구조화금융)5부, 대체신디팀 등이 만들어졌다. 이들 부서는 각각 구조화금융 사업 영업, 대체투자 관련 셀다운(Sell-down) 업무를 담당한다.

증권사들은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고, 젊은층의 투자 문화가 자리잡히면서 디지털 WM을 통한 체질 개선에도 적극 나섰다. 특히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디지털 영업에 힘을 주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고자 디지털본부와 CIO조직을 통합한 대표이사 직속 ICT그룹을 신설했다. ICT그룹은 마이데이터 등 기존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창출을 선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합된 조직을 통해 다양한 IT 개발과 인프라 구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WM전략본부, 클럽(Club)1추진실 등을 신설해 비즈니스 효율성을 제고하고 채널 다양화로 고액자산가 시장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 그룹을 신설, 디지털 고객을 위한 효율적 자산관리 서비스와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한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고객 중심 ‘트라이브’와 디지털전환(DT)추진 트라이브도 신설했다. 아울러 WM 영업을 지원하는 IPS(Investment Products & Services)본부를 IPS그룹으로 확대하고,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본부를 신설했다. 거액자산고객과 법인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담 지점도 만들었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IB 부문과 WM 부문을 강화한 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주 수익원으로 남을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주식 투자 붐이 불면서 증권사는 이례적인 호황을 맛봤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우려로 개인투자자들이 서서히 떠나면서 국내 증시 또한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증권사 순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주요 증권사 7곳의 내년 순이익 합산 시장 추정치는 5조1859억원이다. 이는 올해 추정치(6조9206억원) 대비 24.9% 감소한 수준이며, 올 3분기 누적 순이익(5조9073억원)보다도 적은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몇년 새 급변한 금융시장 환경에 맞춰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맞춤형 WM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는 IB부문을 강화해 수익성을 키워 업계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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