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경쟁자 등장...회사 역량 집중해야"
"쉽고 편리한 경험 제공하는 기업이 강자"
빅테크와 손잡거나, 구독보험 등 차별화도
다양한 디지털화 전략 출현...경쟁격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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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신한생명(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
[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주요 보험사 CEO들이 카카오손해보험으로 대표되는 빅테크ㆍ플랫폼 기업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유동성 장세가 축소되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존하는 대외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험산업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각 보험사 수장들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경영환경을 전제하며,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보험사들 사이의 차별화된 디지털화 전략을 바탕으로 특정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경쟁자로 부상한 빅테크...승부처는 ‘디지털·비대면·간편함’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 대표들이 신년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는 공통적으로 ‘보험산업을 둘러싼 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포함됐다. 특히 올해 초 출범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손해보험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부각됐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새해에도 국내 보험산업은 냉혹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며 "보험산업의 근간인 인구는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고 손해보험사는 물론 빅테크사까지 경쟁에 가세하여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일ㆍ이성재 현대해상 두 대표는 "빅테크 기업 등 새로운 시장 경쟁자의 등장, 각종 법률 및 제도 개선에 따른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보험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보여왔다. 카카오손해보험이 표방하는 ‘간편·생활밀착형 보험’ 등에 대해 비대면 채널에서의 영업만으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며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는 시각과, 오히려 대면채널의 영향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위협론이 상존했다.
이번 보험사 수장들의 메시지는 이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모양새다. 최고 경영자가 나서서 빅테크의 진출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공언함에 따라 디지털 환경의 영향력 증대는 기정사실화 됐다. 영업조직과 판매채널의 디지털ㆍ비대면화는 물론이고 상품의 성격까지도 ‘간편함’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화가 예상된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디지털·비대면 경제시대에서는 고객에게 보다 쉽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강자"라며 "온라인 특화보험, 구독보험과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신속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디지털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빅테크와 손잡거나 맞서거나...디지털화 두고 ‘다양한 해석’ 등장
빅테크의 출범에 맞서 보험사들은 다양한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작년 11월 비대면 채널에서의 역량강화를 위해 금융 플랫폼 ‘토스’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보험상담ㆍ가입 창구를 확보했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12월 자사의 변액보험 상품을 카카오톡을 이용해 관리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빅테크의 보험업계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보험업계 빅2로 손꼽히는 양사는 이를 오히려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구상한 셈이다.
또한 한화생명은 작년 8월경 업계 최초로 ‘구독보험’을 선보이며 신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구독보험은 매월 보험료를 ‘구독료’의 형태로 일정기간 지불하고, 취향에 맞는 구독상품에 대해 할인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사업모델이다. 한화생명은 △밀키트 세트 △이마트 상품권 △편의점 맥주 등 일상혜택형 상품을 테마로 구독보험을 출시했다.
이처럼 일부 선도기업들이 작년부터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후발기업들 역시 디지털화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전날 "교보생명은 빅테크·플랫폼 기업과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도 "적극적인 디지털화를 통해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며 "대내외 데이터와 결합해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영업에서 보상에 이르기까지 업무프로세스상 가능한 모든 부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ohtdue@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