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7년만에 최고 수준..."올해 100달러 돌파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19 12:12
GLOBAL-OIL/KEMP

▲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동지역에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1.61달러(1.9%) 오른 85.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 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87.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두 유종은 미국의 셰일오일 등장으로 유가하락이 본격화됐던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 들어 12% 가량 상승했다.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에 대한 예만 반군의 공격이 공급차질 우려로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예멘 반군 후티가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UAE 아부다비의 국제 공항과 석유 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UAE 당국은 반군의 공격으로 석유 시설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UAE는 세계 8번째 석유 생산국으로, 이번 공격에 따른 무력 충돌이 지속되면 석유 생산에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당초 원유 수요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생각보다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오미크론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가볍고 일시적일 것으로 이달 초 평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날 "트레이더와 정유사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수요에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부분이 과장되었다고 믿고 있다"며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가 본격화했던 작년 11월 말과 12월 초 당시 보다 더 많은 화물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어 "글로벌 원유시장의 타이트한 공급은 특히 선물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WTI와 브렌트유에 대한 백워데이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백워데이션은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높다는 뜻으로, 그만큼 현물 원유 수요가 강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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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녀간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 금융)

매달 증산을 이어가고 있는 OPEC+ 회원국들의 실제 산유량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지난해 7월 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중 OPEC 회원국들에게 할당된 증산량은 하루 약 25만 배럴인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OPEC의 산유량은 15만 배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올 하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 10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분기에 90달러를 찍고 2분기에는 95달러까지 오른 후 3·4분기에 100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와 내년 유가 전망이 각각 85달러, 100달러였던 이전 전망치를 한달만에 상향 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오미크론이 원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가볍고 짧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원유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공급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국적 에너지기업 비톨도 이날 유가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전한데 이어 OPEC 내부에서도 유가 100달러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 관계자들은 "적어도 다음 두 달 안에 유가에 대한 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오면 유가는 100달러에 근접하겠지만 변동성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OPEC관계자들은 이어 "지난 2년간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원유 생산량이 목표치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요에 대한 오미크론의 효과 역시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이터통신이 유가 100달러 가능성에 대해 5명의 OPEC 관계자들에게 질문한 결과 가능성이 없다고 답한 관계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에서 봉쇄령이 계속 내려질 경우 원유 수입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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