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여성향 게임'이 뭐기에…게임사 투자 관심 '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23 10:15

여성 주인공 중심 이성간의 연애를 소재한 게임 의미



대부분 스토리 형식 진행…여성 게이머 늘면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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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 및 유닉온, 시프트릭, 아울로그 CI.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관계사인 넵튠이 최근 여성향 게임 개발사 세 곳에 대한 지분 투자 소식을 발표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여성향 게임사 세 곳에 대해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그중 한 곳은 아예 인수했다. 넵튠은 왜 여성향 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걸까.

◇ 넵튠,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여성향 게임 개발사에 투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넵튠은 지난주 게임 개발사 유닉온과 시프트릭, 아울로그에 각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로 넵튠이 확보한 각 사 지분 비율은 유닉온과 시프트릭이 각각 19%, 아울로그는 18%이다.

유닉온과 시프트릭, 아울로그 3사의 공통점은 스토리가 있는 여성향 게임에 대한 개발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유태웅 넵튠 대표는 이번 지분 투자 소식을 전하면서 "넵튠은 여성향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세 개발사 모두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게임 콘텐츠의 제작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넵튠과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넵튠이 여성향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넵튠은 지난해 7월에도 여성향 게임 개발사인 스토리타코와 비비드스튜디오, 프리티비지 등 3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넵튠은 당시 스토리타고와 비비드스튜디오의 지분 19%를 각각 확보했으며, 프리티비지의 경우 지분 58%를 확보해 경영권도 인수했다.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직후 프리티비지의 여성향 게임 ‘러브언홀릭’의 일간이용자수(DAU)는 전달 대비 500%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러브언홀릭_시즌2_대표이미지

▲‘러브언홀릭’ 관련 이미지.


◇ 여성 게이머 늘어나니 산업계 주목도도 증가

여성향 게임이란, 일반적으로 여성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성 간의 연애를 소재로 한 게임을 의미한다. 플레이어의 능숙한 컨트롤이 중요한 여타 게임과는 달리 대부분의 작품이 장면을 넘기며 스토리를 읽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여성향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여러 갈래로 나뉘게 되는 것 외에도 ‘여성’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 여성 게임 이용자는 해마다 늘어가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만 10~65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1467명)의 68.5%가 ‘2020년 6월 이후 게임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2019년 같은 조사에서는 동일 질문에 여성 이용자의 61.3%가 그렇다고 답했다. 2년 새 여성 게임 이용자 비율이 7.2%p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해외에서도 여성 게임 이용자의 증가세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음향데이터출판협회, 중신게임연구소, 시장조사업체 국제데이터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중국게임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 매출에서 여성 이용자가 기여한 매출 규모는 192억4000만위안(약 3조301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9.49% 증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2020년 발간한 ‘중국 콘텐츠산업동향’ 보고서에서 "중국 여성 게임 유저 규모는 전체에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매출 공헌은 전체의 4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여성 이용자가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소비주체가 됨에 따라 여성 지향의 상품군이 성숙해지면 향후 이 시장은 급격한 증가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여성향’이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IP 비즈니스 자체로 봐야"

다만 일각에서는 ‘여성향 게임’이라는 용어 자체가 게임 이용자들의 변화된 패턴을 읽어내지 못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별에 따라 게임 장르에 대한 선호가 다르다고 본 기준 자체가 변화된 시대상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넵튠 관계자는 "‘여성향’이라고 표현이 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여성향 게임’은 ‘스토리 게임’에 강점이 있는 게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런 게임사들이 자체 IP(지식재산권)로 게임을 개발해 성공시킬 경우 해당 게임의 IP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그러면 해당 IP를 활용한 팬덤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고, 넓게는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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