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동산은 불패?’ 침체기 겪은 일본 집값..."이젠 신고가 경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25 19:10
HEALTH-CORONAVIRUS/JAPAN

▲일본 도쿄(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일본 수도권 맨션(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과거 거품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수준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건축비 급등, 토지 부족 등에 따른 아파트 공급부족이 지속되면서 일본 집값 상승세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원은 이날 ‘2021년 수도권 맨션 시장 동향 보고서’를 발표해 작년 수도권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6260만엔(약 6억 5725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거품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90년 당시의 아파트 가격인 6120만엔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2020년 아파트 평균 가격은 6110만엔으로 집계됐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 집값은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 6120만엔을 기록했던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이 2002년 4010만엔까지 추락한 이후 박스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2년 아베 2차 정권 출범 이후 집값이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공급부족과 수요증가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맞벌이 가구의 수요 증가와 건축비 증가로 한때 침체됐던 일본 자본의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2021년 도쿄의 새 아파트 가격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자금을 빌리기가 쉬워진데 이어 연소득 1400만엔 이상인 맞벌이 부부들인 이른바 ‘파워 커플’의 수도권 주택 수요가 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득층이 아니더라도 일본 맞벌이 가구 비중이 전체 대비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분위기가 과거 거품경제기와 다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전문가들은 주택 신규 공급이 낮을 것으로 내다봐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인 스미토모 부동산의 류타 하야카와 매니저는 "토지가 부족하고 건축비가 많이 들어 공급이 당장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왕성한 수요를 고려하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고가의 일본 고급 아파트들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개발업체들이 이런 현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야카와 매니저는 "가격이 2억엔을 넘는 100㎡(약 30평) 이상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 삿포로 등에서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주택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은 미국에서도 관측될 것으로 예견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미국 주택가격이 16% 더 오를 것으로 작년에 전망했다.

잰 해치어스 이코노미스트가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는 원인으로 주택 공급부족을 꼽았다. 2008년 이후 주택건설이 보수적으로 이루어져 누적된 공급난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시장에 참여하면서 신규 가구수요는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23년에도 미국 주택가격이 6.2%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