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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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은행연합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대선후보들에게 "은행산업에 몸담은 입장에서 다만 한가지 바라는 것은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위한 공약도 많이 보였으면 한다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에 바라는 사항에 대한 질문을 받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공약이라든지, 불평등과 양극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공약의 필요성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산업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청년들이 희망하는 고급 일자리를 비교적 많이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경영환경과 다양한 지원 정책을 필요로 하는 분야"라며 "우리나라 은행업계는 데이터·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융합해 ‘금융의 넷플릭스’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금융의 생활서비스 진출이나 각종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새 정부가 은행업계의 이런 노력에도 관심을 기울여 다양한 규제완화나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의 데이터경쟁력 강화를 어렵게 만드는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이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금융 데이터 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행 규제체계상 은행은 빅테크에 비해 데이터경쟁력을 강화하기에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는 전자금융법이나 인터넷은행법을 통해 금융에 이미 진출할 수 있지만, 은행의 비금융 진출은 극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마이데이터 제도 역시 비교적 은행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마이데이터 제도에서 은행은 은행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정보인 적요정보, 말하자면 송금하는 개인적인 동기까지 포함하고 있는 상세한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빅테크의 상거래 정보는 대분류만을, 그나마도 대부분 ‘기타’로 처리해 제공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의미 있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의 비금융 진출이나 마이데이터 제도 등을 개선해야만 앞으로 공정한 경쟁기반 하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겸영업무와 관련해서는 신탁·일임 등과 같이 각종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가상자산업도 겸영업무에 추가하는 등 은행의 종합자산관리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그동안 금융당국에 지속 건의해왔고, 앞으로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또 은행의 부수업무는 여수신 등 고유업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은행권은 이런 연관성 판단기준을 보다 좀 완화해 플랫폼 사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와 동시에 은행의 핀테크나 생활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비금융회사에 대한 15% 출자제한도 완화해야 한다"며 "앞으로 은행이 본격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융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국민들께 선보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