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공기업, 경평 앞두고 ‘시름’…실적악화·평가지표 개편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27 16:31

- 중대재해법, 탈석탄·에너지대란 기조에 지난해 4분기, 올해 1분기 대폭 적자 확실시 되는 상황



- 올해부터 경영평가에 ‘경영실적 개선도 평가’ 항목 신규 도입



- 현 사장단, 이번이 첫 평가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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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공기업들이 오는 6월 경영평가를 앞두고 벌써부터 시름하는 분위기다. 에너지전환 정책 수행 비용부담은 물론 지난해 글로벌 연료비 폭등으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올해부터 기획재정부가 경영평가에 ‘경영실적 개선도 평가’ 항목을 신규 도입키로 했기 때문이다.

2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력 공기업들은 2050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앞으로 재무지표 등 경영실적이 나아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2050탄소중립,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40%로 상향, 탈(脫)원전,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공기업들에 수많은 과제를 안겨줬다.

한전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LNG)가격이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에는 반영하지 못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 정부의 방침대로 내년에도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과감하게 줄일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까지 맞물려 대규모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 기재부는 경영실적 개선도를 반영해 성과급 산정방식을 변경하는 등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실적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전 내부서는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하고도 정부가 지난해 내내 정상 작동을 막은 것에 대한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공기업들은 경영평가에서 국정과제 이행 여부가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기조에 맞추느라 경영 상황이 악화됐는데 올해는 경영실적 개선도 평가를 넣은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도 지난해 9%보다 3.5%포인트 높은 12.5%로 늘어난다. RPS 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한전의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RPS는 발전 공기업과 민간 발전사 23곳에 부과되지만, 이들이 지출한 RPS 비용은 모두 한전이 보전한다. 이미 한전의 RPS 비용은 2016년 1조4104억원에서 2020년 2조247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RPS가 1%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한전 부담이 3200억원 정도 증가하는 걸로 추산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석탄·LNG 등 연료비가 갈수록 치솟는 것도 부담이다. 전력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도 지난해 연초 kWh당 70원이었지만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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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력거래소]


특히 지난해 4월 새로 부임한 사장단은 첫 평가부터 낮은 등급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실적 개선도 평가는 물론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을 따로 묶어 상대평가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더더욱 좋은 평가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업구조가 완전히 일치하는 발전공기업들은 각 회사별 경영평가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공기업은 경영평가에 따라 구성원들의 성과급은 물론 향후 회사의 업무 방침이나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오는 3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하반기부터 현 정부 정책폐기는 물론 사장단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경영 전반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일단 올해는 현 정부의 기조에 맞춰 계획을 세웠지만 하반기에는 새 정부 정책에 맞춰 대폭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며 "공기업들은 여전히 경영평가에서 국정과제 이행 여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수가 많지만 현재로썬 에너지 공기업의 기본 역할인 안정적 전력수급, 비용절감을 통한 재무성과 개선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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