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다음주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3조∼4조원 적자 자체 추산
-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탈석탄·탈원전 등 경직된 에너지정책 탓
- 1월 SMP 9년만에 최대치, "요금 20% 인상 없으면 올해 최대 6조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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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적자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원 조합을 의미하는 에너지믹스의 유연한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연료비 상승에 맞춰 전기요금을 인상하되 전기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탄력적으로 원전 등 값싼 발전원을 많이 돌리자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현재 전기요금의 연간 및 분기별 조정 폭이 제한돼 연료비가 크게 오르는 현재 상황에선 전기요금 인상 만으로는 연료비 상승분을 충분히 전기요금에 반영할 수 없다는 현실적 고민도 고려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및 안전 등을 위해 에너지전환도 좋지만 탈석탄·탈원전 등 경직된 에너지정책에만 얽매여서는 에너지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3일 "국내 전기요금은 정부가 한전을 통해 정책적으로 물가관리와 산업보호 차원에서 운영, 제대로 된 원가반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요금을 현실화하고 연동제를 준칙대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요금 원가 반영을 위해 도입된 연료비연동제는 도입 이후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가격반영이 되지 않았으며, 정부의 가격시그널 통제는 현재 소비자에서 미래 소비자로 비용을 전가하는 ‘정책적 미스’"라며 "요금과 에너지믹스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한전의 부채가 한꺼번에 풍선처럼 터져 세금으로 공적자금을 투입,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선 온실가스 감축과 더불어 다변화하는 에너지 시장과 거시경제를 동시에 고려하는 종합적인 경제정책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상당 기간 동거할 수밖에 없는 전기와 화석에너지 가격의 동반 인상은 필연적으로 전체 에너지비용을 증가시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전기를 다른 에너지로 대체하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에너지를 전기로 대체해야 한다는 말이다. 값비싼 전기로의 대체는 에너지비용 상승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너지비용의 급상승을 막기 위한 질서 있는 탄소중립과 미래의 충분한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재정건전성 유지가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당장의 표계산에 급급한 정치인들은 탄소중립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면서도 경쟁적으로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에너지 수입액 급증·1월 전력도매가 9년만에 최대치
국내 전력생산과 유통·판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한국전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전력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급등으로 지난해 3분기에만 이미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자체적으로는 지난해 연간 3조8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기존 창사 최대 적자 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조8000억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1월 수입액은 159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90억6000만 달러 늘었다. 올 1월 전체 무역수지 적자 폭을 넘는 규모다. 국제 연료가격 급등에 올해 1월 전력도매가격(SMP)도 kWh당 150원을 넘어섰다. 1월 기준으로 2013년 이후 9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월에는 70원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른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구입가격은 고스란히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반영된다. 국제 연료비가 SMP에 반영되는 것이 평균 5~6개월 후다. 전력 당국은 올해 겨울 한파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3월까지 SMP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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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력거래소] |
◇ "한전, 올해도 이대로 가면 적자폭 사상 최대"
이에 한전은 지난해 말 보도 자료를 통해 내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나누어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기준연료비는 2회에 나누어 9.8원/kWh(4월 4.9원/kWh, 10월 4.9원/kWh) 인상하고, 기후환경요금은 2.0원/kWh 인상된 원가를 4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인상요인은 연료비이다. 한전 자료에 의하면 무려 29.1원/kWh의 조정이 필요하지만 내년에는 9.8원/kWh 정도만, 그것도 국민부담을 고려해 두 번에 나누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기본 원가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인상(요인이 있는데도) 부인하고 조정 않는다면 한전의 부채로 쌓이게 된다"며 "한전의 적자 상황은 방만경영 때문이 아니냐고 하시는데, 요금 조정이 더디게 이뤄진 부분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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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
단 이 인상안은 현재 요금보다 5.6% 수준 높은 수준으로 한전의 적자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80달러 초중반의 국제유가 유지될 경우 연간 6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 불가피하다"며 "한전의 영업적자를 막으려면 전기요금을 현재보다 최소 20%는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jj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