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업지들, 주민 반대로 사업 추진 차질
공공 직접시행, 근거법 1년 간 국회서 계류 중
"입주 가능한 실물 주택 얼마나 실현될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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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8차 후보지로 선정한 효창공원앞역 인근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정부가 지난해 2·4 주택공급 대책(3080+ 공급대책)을 발표한 이후 1년을 맞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책 실효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주요 사업 후보지마다 주민 반대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고, 근거법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 향후 주택공급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차기 정부가 2·4대책 주요 사업들을 이어갈 가능성도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정부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2·4대책을 발표하며 주택 공급 확대에 힘을 실었다.
2·4대책은 오는 2025년까지 83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2·4대책의 주요 사업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19만6000가구) △공공정비사업(13만6000가구) △소규모정비·도시재생사업(14만가구) △공공택지(36만4000가구) 등이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4 대책에 대해 자평했다.
홍 부총리는 "대책 발표 후 약 1년 만에 목표 물량인 83만6000가구의 60% 수준인 50만호 입지를 후보지로 선정하는 등 집행 속도 측면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국토부도 2·4 대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국토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지나 하향 안정 국면에 진입한 것은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금융·통화정책 변화가 함께 빚어낸 것"이라며 "2·4 대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전반적인 시장의 하향 안정 추세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공급 확대 및 속도 제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4대책 이후 약 1년 간 선정한 사업 후보지는 약 50만3000가구 규모이다. 이는 전체 목표의 60.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국토부는 2·4 대책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전체 목표 물량의 절반이 넘는 10만가구(76곳) 규모의 후보지를 확보해 순항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국토부는 서울 증산4구역과 신길2구역 등 7곳(1만가구)은 지난해 말 지구 지정을 완료했으며 이 중 4곳은 올해 안에 사업계획 승인과 토지주 우선공급을 거쳐 사전청약(4000가구)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국토부는 공공정비사업의 경우 지금까지 35곳(3만7000가구)의 후보지를 선정해 공급 목표의 27.1%를 달성, 소규모정비·도시재생사업 대상지로는 총 57곳(3만2800가구)의 후보지를 선정해 목표 물량의 23.4%를 후보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공택지의 경우 광명·시흥(7만가구)을 비롯해 의왕·군포·안산(4만1000가구), 화성진안(2만9000가구) 등 전체 25만9000가구에 대한 후보지 지정을 마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2·4 대책을 두고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점을 표한다. 주민 반대가 극심한 상황에서 근거 법안도 마련돼 있지 않아 실제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먼저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후보지 76곳 중 본지구로 지정된 곳은 7곳에 불과하다. 3080공공주도반대전국연합에 따르면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76곳 중 40여 곳에서 후보지 지정 철회 요구가 나왔다.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후보지 마다 사업 추진을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이 첨예하다.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확보해야하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서 현금 청산 문제도 나온다. 정부는 도심복합사업 진행에 있어서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부동산 취득자에게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을 하기로 했다. 권리산정일(지난해 6월 29일) 이후 주택을 매입할 경우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이럴 경우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지정 등을 모르고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도 현금청산을 받는 상황이 된다. 현금청산 시 받는 보상액은 시세보다 낮게 감정평가액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개인 재산권 침해 논란과 함께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와 함께 공공 정비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29곳 가운데 공공시행사 지정을 완료한 곳은 5곳에 불과하다. 공공재건축 후보지는 4곳(1500가구)에 그친다.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흑석2구역은 일부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반대에 나서고 있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공공 직접시행은 근거법이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되면서 표류 중이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공공 직접시행은 서울강서 마곡나루역 북측과 경기의왕 내손체육공원 남측 등 2곳(1000가구)에 그친다. 사업시행자를 민간에서 공공으로 변경하는 정비계획 변경 신청도 내지 못한 상태다. 의왕내손의 경우 올 3월이면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돼 정비예정구역 단계부터 다시 사업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4 주택공급 대책의 성과는 입주 가능한 실물 주택이 얼마나 유의미한 물량으로 실현되느냐가 관건이다"며 "단순히 ‘사업지발굴’과 ‘지구지정’을 높은 성과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사업유형별로도 단점이 명확해 대량의 주택공급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2·4대책을 차기 정부가 이어갈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다. 차기 정부가 이어갈 만큼 모범적이거나 정착된 모델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son90@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