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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또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수장이라는 점에서는 연임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다만, NH투자증권 노동조합이 책임론을 들고 나와 연임 반대를 외치고 있어 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첫 회의를 열고, 차기 사장 후보 선출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임추위는 다음달 중순께 최종후보를 선정한다. 결정된 후보는 오는 3월 2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으로 확정된다.
내부에서는 정 사장의 연임을 두고, 긍정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독립적으로 임추위를 구성해 사장을 뽑는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를 지주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NH농협금융지주가 지분 51.79%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지분율 상 완전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 인사권은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이들 중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지고 있고, NH투자증권 임추위 구성원 절반이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지난해만 해도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가 정 사장에 대한 연임과 교체를 두고 의견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이 금융감독원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고, 사법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옵티머스 관련 사기·배임 혐의 관련 고발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통보했고, 금융감독원의 무리한 징계라는 지적도 나오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정 사장 취임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고,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도 넘어섰기 때문이다. 만약 정 사장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한다면, 창사 이래 가장 긴 임기를 보낸 수장이 된다.
실제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3166억원으로 전년(7873억원) 대비 67.2% 증가했다. 매출액은 10조7622억원으로 15.7%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9479억원으로 64.3% 증가했다.
특히 정 사장 전문분야인 기업금융(IB)부문에서 뚜렷한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주식발행(ECM), 부채자본시장(DCM),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 사업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수수료 수익만 3386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은 ECM 주관·인수 및 DCM 국내채권 대표주관·인수 부문 등 전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 사장이 2020년 첫 번째 연임을 할 때도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가 IB부문이 크게 성장한 것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올해도 역시 IB부문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엔 케이뱅크의 상장 주관사에 꼽혔다. 케이뱅크는 이르면 연내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주관사 자리를 놓고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가 경쟁했다. 일각에선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의 지분 4.8%를 가지고 있어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주관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당시 직접 케이뱅크를 찾기도 했다.
NH투자증권 노조가 재연임 반대하고 있는 건 정 사장이 추후 해결해야할 숙제로 꼽힌다. NH투자증권 노사가 임금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협상에 난항을 보이면서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정 사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도 올해와 내년엔 IB부문 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IB 정통맨인 정 사장을 보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옵티머스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구상금 청구 소송도 진행하고 있어 정 사장이 직접 마무리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