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배관에 ‘수소혼입’ 공급 실증사업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2.08 15:49

2026년 수소 20% 혼입 공급 목표 내년부터 단계별 혼입 실증 추진



도시가스사 참여 민관 합동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 발족



도시가스 배관 이용해 취사·난방 등 생활 곳곳 효율적 수소 공급 기대

안전점검-4

▲도시가스 배관망에 수소를 혼입 공급하는 실증사업이 본격화 한다. 사진은 국내 천연가스 공급 배관망.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일반 도시가스 배관에 수소를 혼입 공급하는 실증사업이 추진된다. 오는 2026년까지 20% 혼입을 목표로 민관 합동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도 발족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박기영 산업부 2차관 주재로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도시가스사, 에너지기술평가원 등과 함께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발족하고 수소혼입을 위한 실증계획 및 안전 고려사항 등을 논의했다.

수소혼입은 전국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5만km 길이의 도시가스 배관을 이용해 수소를 손쉽게 국민 생활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된다. 도시가스 업계의 탄소중립 목표(2030년 NDC 40% 감축)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실증사업을 위해 가스도매사업자(가스공사) 정압기지 또는 일반 도시가스사업자(도시가스社) 정압시설에 수소혼입시설을 설치한다. 도시가스 배관망을 통해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해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2026년 도시가스+수소 20% 혼입 및 상용화를 목표로 도시가스 배관 및 사용기기의 수소 호환성, 안전성에 대한 실증을 추진한다.

수소혼입 실증을 위한 1단계 사업으로 내년부터 정부 R&D 과제를 통해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을 검증작업이 시작된다. 이미 ‘천연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 연구를 위해 예산 280억 원이 확보됐다. 연구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다. R&D과제 추진에 필요한 시험설비(파일럿 설비)는 2분기부터 가스공사 평택인수기지에 구축한다.

수소혼입 2단계는 2024년부터 R&D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배관 재질, 배관망 형태 및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해 제한된 구역에서 실제 도시가스 배관망에 수소를 혼입해 실증하는 단계다. 2026년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을 통해 수소혼입을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취성 평가, 수명예측 및 사용기기의 안전성 검증을 맡는다. 가스공사 및 도시가스사 등은 해외 실증사례 분석, 시험설비(파일럿 설비) 구축, 수소혼입 실증 및 운영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수소혼입, 도시가스 배관망·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안전성 검증 필수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수소가 혼입되는 만큼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국내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은 약 4000만 톤 수준이다. 여기에 수소를 10vol% 혼입하면 연간 129만 톤의 천연가스 사용이 줄어든다. 이를 통해 연간 35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전국 곳곳에 연결되어 있는 도시가스 배관망(5만km)을 사용해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소혼입 공급이 수소 전용배관망이 갖춰지기 전에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국적이면서 효율적인 수소 공급방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수소혼입이 상용화될 경우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가스레인지, 산업용 보일러, 천연가스(CNG) 버스는 물론 발전용 가스터빈 등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가스기기에서 수소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

다만, 크기가 작고 가벼운 수소의 특성으로 인해 △수소취성(수소가 금속 내부로 확산돼 금속을 파괴시키는 현상) △수소 누출 △도시가스와 수소의 분리 현상 등의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 배관망 및 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간담회에서 박기영 차관은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온실가스를 감축할 뿐만 아니라, 수소 공급의 경제성 제고와 수소경제를 가속화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수소가 수송용 연료뿐만 아니라 가정과 산업시설을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도 도시가스 수소혼입 추진을 위한 실증이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HyBlend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 말부터 천연가스 배관의 수소 호환성, 수명 분석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천연가스 공급기업인 SoCalGas(Southern California Gas)는 2020년 말 천연가스 배관망 최대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실증 추진 중이다.

‘HyDeploy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영국은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2019년부터 배관 및 사용기기에 대한 안전성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전력기업인 E.ON은 지난해 10월 천연가스 배관에 단계적으로 수소를 20%까지 혼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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