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탄소중립 추진한다는데 재생에너지 보급 한계 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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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소(왼쪽)과 연료전지 발전소의 모습. |
재생에너지는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원으로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와 구별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아지는 대신 신에너지 비중은 높아졌다.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선 신에너지를 점차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기후환경 대응을 위해 에너지전환 및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는 거꾸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결과는 재생에너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양광 발전의 보급 속도가 입지 등 제한으로 느려지고 있는데다 풍력발전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채우기 위해 보급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자리를 신에너지로 대체해가고 있는 셈이다.
□ 2018년 이후 연도별 신재생에너지원별 REC 발급량 비중 (단위:%)
기간(년) | 재생에너지 | 신에너지 | |||||||
태양광 | 풍력 | 수력 | 바이오에너지 | 폐기물 | 총합 | 연료전지 | 석탄가스화복합 | 총합 | |
2018 | 35.7 | 7.7 | 4.8 | 35.9 | 2.6 | 86.7 | 12.3 | 1.0 | 13.3 |
2019 | 44.9 | 6.6 | 3.8 | 29.3 | 2.1 | 86.7 | 12.8 | 0.5 | 13.3 |
2020 | 48.3 | 6.7 | 3.5 | 23.2 | 2.3 | 84.0 | 15.1 | 0.9 | 16.0 |
2021 | 51.6 | 5.7 | 2.4 | 21.9 | 1.4 | 83.1 | 16.3 | 0.7 | 16.9 |
9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발급 현황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86.7%, 2020년 84,0%, 지난해 83.1%로 줄곧 낮아졌다. 반면 신에너지의 비중은 13,3%, 16.0%, 16.9% 등으로 높아졌다.
다만 재생에너지 중에서 태양광에 발급된 REC 발급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급량(가중치 반영)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전력 시장에서 태양광과 연료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높아졌으나 풍력·수력·바이오에너지는 점차 낮아졌다.
신재생에너지의 일종인 신에너지로 발전 과정의 탄소 배출 관련 논란을 빚고 있는 연료전지의 비중이 커졌다. 하지만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풍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작아진 것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태양광과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체 REC 발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 신재생에너지원은 태양광과 연료전지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만큼 발급받는 인증서를 말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이 인증서를 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게 된다.
태양광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REC 발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총 REC 발급량 5602만7234REC 중 태양광에 발급된 REC는 2889만7870REC로 전체의 51.6%를 차지했다. 2018년 35.7%에서 2019년 44.9%, 2020년 48.3%로 비중이 점차 증가해서 지난해 51.6%에 이르렀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태양광이 대폭 늘어나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연료전지에는 지난해 총 910만5780REC가 발급돼 전체 REC 발급량 5602만7234REC 중 16.3%를 차지했다. 2018년 12.3%를 차지하던 비중에서 조금씩 증가해 지난해 16.3%로 32.5%(4.0%포인트) 증가했다. 친환경 에너지로 논란이 있던 연료전지가 태양광 다음으로 성장한 에너지원이었다.
연료전지는 재생에너지가 아닌 신재생에너지 중 신에너지로 분류된다. 신재생에너지는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수력·바이오에너지)와 신에너지(연료전지, 석탄가스화복합(IGCC)를 합쳐서 표현하는 말이다.
그동안 연료전지가 청정에너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와 그레이수소를 활용해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국감 때 양의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전공기업의 연료전지 사업을 조사한 결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1.4배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연료전지가 앞으로 그린수소를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 재생에너지와 함께 묶어 REC를 발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신에너지를 재생에너지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연료전지를 지금의 REC 시장에서 분리하고자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를 마련해 연료전지를 REC 시장에서 분리하고 재생에너지와 따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풍력은 지난해 총 318만7666REC가 발급돼 전체 REC 발급량 5602만7234REC 중 5.7%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7.7%보다 떨어진 수치다. 연료전지가 차지하는 비중 16.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풍력은 국내에 아직 설치가 활발하지 못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태양광은 총 설비용량 4.7GW의 발전소가 설치됐지만 풍력은 겨우 0.2GW밖에 설치되지 못했다.
수력 또한 국내에 더 이상 추가 보급이 없어 REC 발급량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수력에 총 135만7067REC가 발급돼 전체 REC 발급량 5602만7234REC 중 2.4%에 불과하다.
바이오에너지는 한때 태양광하고 REC 발급량 비중이 비슷했지만 이제는 연료전지에 따라잡히는 그림이다. 지난 2018년 전체 REC 발급량 중 바이오에너지 발급량은 35.9%를 차지해 태양광 35.7%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바이오에너지에는 총 1228만6671REC가 발급돼 전체 REC 발급량 5602만7234REC 중 21.9%를 차지했다. 태양광 51.6%에 이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18년 전체 발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료전지와 23.6%포인트 차이가 났었는데 지난해에는 5.6%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