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민간발전 전화위복?…에너지대란에도 수익구조 되레 개선 분위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2.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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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인천 LNG생산기지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민간 발전사들의 수익구조가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급등 속에서도 되레 개선되는 분위기다.

발전의 가장 큰 비용인 연료비 상승보다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생산전력의 판매 단가가 더 가파르게 오른 덕분이다. 여러 악재에도 호재가 더 두드러져 전화위복의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대체로 글로벌 에너지가격이 오르면 발전 연료비 단가도 따라 오른다.

하지만 국내 민간 발전사들이 국제시장에서 LNG 등 발전연료를 장기계약으로 도입하는 등 가격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급등 요인을 흡수했다.

반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추이에 따른 시장가격으로 전력 판매 단가인 전력도매가격(SMP)이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 에너지 시장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 해서 연료비 부담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 전력 판매 단가가 큰 폭으로 올라 수익구조가 좋아진 것이다.

국내 발전 사업자들은 LNG를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간접 도입하거나 직접 도입을 하는 경우에도 대체로 장기계약을 맺어 LNG를 수급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LNG 도입 방식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연료비 상승분이 곧바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수급이나 가격 부담에 큰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전이 발전공기업이나 민간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오는 가격인 SMP가 연중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발전업자들이 한전을 상대로 높은 가격에 전력을 판매하고 있다는 뜻이다.

10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SMP가 200원 안팎을 오가고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 발전사들과 장기계약 구조로 연료를 도입하는 일부 LNG 발전업자들은 수익구조가 개선되는 상황이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팀장은 "계약구조에 따라 다를테지만 전반적으로는 수익을 가져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LNG발전기 효율이 좋으면서 SMP보다 낮게 연료를 사오는 경우에는 수익이 날 수 있다"며 "LNG발전기 가운데 효율이 좋은 발전기들이 SMP 상승에 따른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발전사가 장기계약을 맺었을 경우에는 수익의 기회"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금 정점보다 낮은 가격에 연료를 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가 상승기에는 연료 재고가 있는 경우 연료비가 늦게 반영될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도입 비중에 따라 수익성이 판가름 나겠지만 장기계약을 맺었을 경우 SMP까지 고가라면 수익이 남는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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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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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전력도매가격(SMP) 추이. 전력거래소


최근 국제유가 재고 감소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발전 연료 가격들이 나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LNG 현물 수입 가격은 t당 892.03달러로 전월 대비 10.75% 올랐다. 지난해보다는 148.85%나 치솟았다.

연료비가 오르면 수입가격도 높아지지만 대부분의 LNG 발전사들은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수급을 받는다. 직도입을 하는 경우에도 정점의 가격에서 들여오는 게 아닌 최소 3개월 기간을 두고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최고가에 연료를 도입하지는 않는다.

SMP는 시간당 달라지는데 전력 생산에 참여한 일반발전기 가운데 발전 가격이 가장 높은 발전기의 연료비가 해당 시간대의 SMP를 결정한다. 국제 유가 상승에 LNG 가격이 오르면서 SMP도 상승하는 구조이며 수개월 시차를 두고 유가가 반영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SMP는 킬로와트시(㎾h)당 평균 207.97원이다. 지난 8일 SMP는 킬로와트시(㎾h)당 208.69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점을 찍었다. SMP는 지난 4일 207.73원으로 연중 최고 가격을 기록한 뒤 나흘만에 그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통합 SMP는 킬로와트시(㎾h)당 평균 154.42원을 기록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단순히 SMP만 높다고 해서 발전사업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한제가 있기 때문에 SMP가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다가 SMP가 높더라도 다수의 발전기가 비슷한 가동률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수급 계획에 따라 SMP가 고점이어도 특정 발전기만 가동률을 높여 수익을 가져갈 수는 없다.

박원주 민간발전협회 사무국장은 "발전사가 수익을 보려면 저렴한 연료 공급, 발전기 효율과 가동률, 높은 SMP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SMP가 높을 때 고효율 발전기의 가동률도 높으면 수익이 많겠지만 SMP만 높고 가동률이 낮으면 수익이 좋지 않다"며 "여러 발전기가 골고루 가동하는 상황이고 발전기를 가동하려면 수리비 등 부대비용이 드는데 이런 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이 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료비에 따라 SMP가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SMP가 높다고 해서 수익을 보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저렴하게 연료를 들여오고 SMP가 높다고 해도 수익 구조가 크게 개선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시장운영팀 관계자도 "발전소마다 계약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SMP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발전업자들이 수익을 본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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