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정기환號' 출항…선결 과제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2.13 14:49

농민운동가 출신 전 마사회 상임감사로 내부업무정통 평가



100주년 경마산업 활성화 온라인 발매, 마사회 혁신 등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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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환 신임 한국마사회장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1년 가까이 ‘CEO 공백’을 겪었던 한국마사회가 지난 11일 ‘농민운동가 출신’인 정기환 신임 회장을 선임했다. 정 회장은 오는 16일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한다.

마사회 상임감사도 역임해 마사회 업무에 정통한 정 회장은 올해 ‘경마 100주년’을 맞아 마사회가 당면해 있는 온라인 발매 연내 도입, 한국경마 혁신안 발표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경마산업을 회복하고 국민레저산업으로 정착시켜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게 됐다.

전북 장수 출생인 정 회장은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와 가톨릭농민회에서 농촌과 농민 권익을 보호하는 활동가로 일해 왔다.

2017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맡으면서 제도권으로 들어온 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사회 상임감사을 지냈다.

마사회는 지난해 3월 김우남 전 회장 취임 직후 터진 폭언 사태 등으로 거의 1년간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마사회 재정과 말생산농가 등 말산업계의 피해도 극심하다. 정 신임회장의 어깨가 어느 마사회장보다 무겁다는 게 업계 주변의 평가이다.

마사회와 정 회장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온라인 발매 법제화’가 손꼽힌다.

말산업계는 코로나 시대는 물론 4차산업혁명 시대에 경마 발매 시스템의 온라인 전환은 세계적 시대 흐름이라 강조하고 있다. 세계 모든 경마시행국은 이미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온라인 발매를 운영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복권·스포츠토토·경륜·경정 등 사실상 모든 사행산업은 온라인 발매를 운영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온라인 발매 법안이 2년째 4건이나 계류돼 있지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미온적 태도와 마사회장 공백 등으로 아직까지 법안들이 소관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마·마사회 혁신안’ 발표와 실천도 정 신임 회장의 과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월 경마의 투명성을 높이고 말산업 육성기관으로서의 마사회 위상을 재정립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마련했으나 김우남 회장 사태 등을 이유로 1년째 발표를 미뤄왔다.

오는 5월 ‘한국경마 시행 100주년’을 맞아 경마산업에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경마와 승마를 국민 레저산업으로 정착시키는 과제도 정 회장의 몫이다.

이밖에 지난해 ‘2021년 세계 최고 경주마’에 오른 마사회 소속 경주마 ‘닉스고’의 활약을 계기로 닉스고를 발굴하는데 활용된 마사회의 유전체 기반 경주마 발굴 프로그램 ‘케이닉스 프로그램’ 연구개발(R&D) 지속 투자, 지난해 경마기수 자살사건·김우남 전 회장 폭언 이후 빚어진 대내외 갈등상황의 해결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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