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갤럭시22 성능제한 논란과 삼성의 변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01 10:45

이진솔 산업부 기자

이진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2’가 출시되자마자 논란에 휘말렸다. 고사양 게임을 실행했을 때 기기 성능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앱이 고사양 게임을 실행했을 때 해상도와 화면 밝기,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주요 반도체 성능 등을 최대치보다 낮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해당 앱은 삭제가 어려워 사실상 게임 성능 제한은 강제에 가깝다.

삼성전자가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안전’ 때문이다.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에 출연한 삼성전자 직원은 성능 제한에 대한 질문에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고사양 앱을 오랫동안 실행하면 스마트폰 내부에서 많은 열이 발생한다. 발열이 심해지면 사용자가 저온 화상을 입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불가피하게 성능 제한을 걸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막상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는 "소비자 기만"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조사가 사전 설명 없이 제품을 100% 활용하지 못하게 막았다는 것이다.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와 전자기기 매니아들은 가격이 약 150만원에 달하는 ‘갤럭시 S22 울트라’ 구매자가 많다. 첨단 반도체와 혁신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지만 성능 제한에 걸려 기대한 만큼 성능이 나오지 않자 애플 ‘배터리게이트’나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빗대 삼성전자를 비판하는 소비자도 있다. 두 사건 모두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기기 성능을 조작해 논란이 된 사례다.

사실 제조사가 안전 문제로 설정한 성능 제한을 두고 사기극에 가까웠던 애플이나 폭스바겐 사건을 언급하는 건 과한감이 있다. 일부 소비자는 성능 제한 기능을 사용자가 직접 끄고 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 가능성을 감안하면 타협하기 어려운 문제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과거 ‘갤럭시 노트 7’이 폭발하며 안전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 다른 제조사보다 안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능 제한 조치에 대해 하드웨어로 막지 못한 발열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막으려다 일이 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발열 문제는 전작인 ‘갤럭시 S21’ 이후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신제품마다 꼬리표처럼 붙는 발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게임 성능이 떨어지는 갤럭시’라는 오명도 더욱 짙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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