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경고] "현재 개발 방식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멀어져…기후탄력적 개발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2.2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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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8일 내놓은 기후변화 6차 평가보고서 제2실무그룹보고서의 경고는 현재 각국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 등이 이행하는 개발 방식으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IPCC가 지난 2014년 발표한 기후변화 5차 보고서 이후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불과 6년 사이 지구온도 1.5도 상승 시점이 이번 세기말에서 오는 2040년으로 앞당겨진 데 이어 앞으로의 온난화로 생물 변화와 물 부족, 식량 감소, 전염병, 빈곤 등의 사회 문제도 우려된다.

이날 IPCC가 발표한 ‘6차 평가보고서(AR6) 제2실무그룹 보고서’ 시나리오에 따르면 파리기후협약과 탄소중립 등 전 세계 국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현재의 개발 방식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후탄력적 개발에서 멀어지는 시스템으로 개선점이 요구된다.

IPCC는 6차 보고서에서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2081~2100년 전 지구 지표면 온도가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일 때 1.0~1.8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일 때 3.3~5.7도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제2실무그룹보고서는 이를 기반으로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오를 때 △육상·담수 생태계 △해양·연안 생태계 △물 △식량·섬유·기타 생태계 산물 △도시·정주지·주요 기반시설 △건강·웰빙·공동체 구조 변화 △빈곤·생계·지속가능발전 △지역 - 아시아 △여러 부문 및 지역에 걸친 주요 리스크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옵션 △기후탄력적 개발 경로 등의 분야에서 어떤 현상이 펼쳐지는 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IPCC는 "지난 5차 보고서 발표 이후 인류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했고 사회 모든 부문의 기후변화 대응도 늘어났다"며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고 파리협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PCC 6차 보고서 제2실무그룹 보고서 주요 내용

출발점 및 주요  개념AR5 이후, 인류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사회 전 부문의 기후변화 대응도 동시에 증가했음이 확인되었음
육상담수 생태계  서비스·최대  60%의 전체 1만5000개 생물종은 5℃ 온난화 조건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생물종의 멸종은 돌이킬수 없음
(식물동물) 약 절반의 종의 서식지가 고위도고지대로 이동하고, 식물의 4000개 종 중 약 3분의 2는 봄철 생육이 빨라짐
(담수) 1970년대 이래, 강과 호수는 10년당 0.01~0.45℃ 온난화를 겪었고, 북반구 호수의 결빙을 감소시켜 부영양화를 가속화함
해양연안 생태계 서비스·1950년대  이래, 온난화에 의해 해양 생물군은 10년당 약 59km 북쪽으로 이동했고, 해양 생물종의 계절변화도 10년당 3~7.5일 빨라짐
·RCP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 전지구적으로플랑크톤이 감소하여 5.7~15.5%의 수산자원 감소가 예상됨
·절반  이상의 인류는(약 40억명) 현재 물부족을 겪음
·많은 지역에서 폭우가 강해지고 빈번해져 연 강수량은 대체로 증가했으나 지역간 편차가 커짐
·빙하가 녹는 속도가 1950~2000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1.5~2배 가속화됨
·향후 더 많은 강우와 함께 빈번하고 강한 가뭄의 발생이 예측됨
식량, 섬유, 기타  생태계 산물·식량 안정성과 영양실조의 지속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응 마련에 실패함
·RCP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10%, 2100년에 30% 이상의 작물생산-축산 지역이 기후적으로 부적합 환경에 처할  것이 전망됨
·현재의 적응 능력에도 식량 감소의 영향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
도시, 정주지, 주요  기반시설·AR5  이후 기후변화 위기에 처한 도시 인구와 재산은 증가. 다만 대부분의 도시 성장이 적응대책 수립이 미비한 위험지역(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이뤄짐
·2015~2020년 사이 도시 거주 인구는 약 3.9억명 증가. 이 중 90% 이상은 저개발 지역에서 증가
·2050년까지 25억명의 도시 거주 인구가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최대 9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증가할 것
·1.5℃ 온난화에서 도시 인구 3.5억 명, 2.0℃에서 4.1억 명이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
건강, 웰빙, 공동체 구조  변화·기후변화에  따라 건강, 웰빙, 공동체 구조의 악화가 예상.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함
·극한 기상, 이상기후 현상에 의해 광범위한 영역의 비전염성 질환, 상해, 정신건강, 모성 및 영유아 건강, 영양실조 악화 전망
빈곤, 생계, 지속가능발전기후변화,  발전, 취약성과 불평등은 상호작용을 통해 부정적 영향이 증폭됨
지역 - 아시아·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로 인해 에너지 안보 위험도가 높으며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증가 예상
·온난화에 따라 세기말까지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에 5~20% 증가한 가뭄 피해 발생이 예상됨
여러 부문 및 지역에  걸친 주요 리스크·기후변화와 연계한 시스템 변화는 자연과 인간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음
·다양한 규모의 적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후변화에 대한 충분한 적응은 이루어지지 못함
·재정, 거버넌스, 제도와 정책적 제약과 같은 사회경제적 제약이 적응을 방해하는 요소로 식별됨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옵션·기후변화  리스크 관리와 적응대책 수행은 기후탄력적 발전을 위해 필수적
·AR5 이후 기후변화 리스크의 모니터링과 평가(M&E)체계 마련이 여러 국가들에서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음
기후탄력적개발경로·기후탄력적 개발(CRD)은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개선하며 모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개발 경로를 의미함
·현재의 개발 방식은 기후탄력적 개발에서 멀어지는 방식으로, 가까운 미래의 사회적 선택이 래경로 결정에 핵심적 영향을 미칠 것이 전망됨
(자료=IPCC)

◇지구온도 5도 이상 상승 시 생물 60% 멸종

IPCC에 따르면 그동안 지구상의 동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종들의 서식지가 고위도·고지대로 이동하고 식물의 약 3분의 2가 봄철 생육이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1970년 이후 강과 호수는 10년당 0.01~0.45도 온난화를 겪으며 북반구 호수의 결빙이 줄었다.

이 상태에서 지구 온도가 5도 이상 올라갈 경우 현존하는 지구상의 생물종 가운데 최대 60%는 멸종하는 것으로 연구됐다.

또 1950년 이후 해양 생물군들이 10년마다 약 59km씩 북쪽으로 이동했으며 해양 생물종의 계절변화도 10년당 3∼7.5일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RCP8.5 시나리오) 21세기 후반에는 전 지구적으로 플랑크톤이 줄어 수산자원의 5.7~15.5%가 감소할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현재에도 지구상 인구 절반인 40억명이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지구상의 많은 지역에서 폭우가 강해지고 빈번해져 연 강수량은 대체로 늘었지만 지역간 편차도 커졌다.

빙하가 녹는 속도는 지난 1950~2000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1.5~2배 빨라졌다. IPCC는 앞으로 더 많은 강우와 함께 빈번하고 강한 가뭄이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지구온도 2도 상승 시 식량 감소 불가피…빈곤·전염병 극심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과 도시 문제도 거론됐다. 특히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갈 경우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하더라도 식량 감소 영향이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IPCC는 식량 안정성과 영양실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예상임에도 지금까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응을 마련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현재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오는 2050년까지 10%, 2100년에 30% 이상의 작물생산-축산 지역이 기후적으로 부적합 환경에 처한다고 전망했다.

IPCC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4년 5차 보고서 발표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기후변화에 처한 도시에서 인구와 재산이 증가했지만 기후변화 적응 대책 수립이 미비했다.

지구 온도가 1.5도 오를 경우 도시 인구 3억5000만명, 2.0도 상승 경우 4억1000만명이 물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2015~2020년 사이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약 3억9000만명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90% 이상은 저개발 지역에 포함된다. 전 세계 도시 거주 인구는 오는 2050년까지 25억명이 추가로 증가할 전망인데 최대 9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기후변화 노출에 취약한 저개발 지역에서 인구 증가 폭이 큰 만큼 경제 성장과 비례한 기후변화 적응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IPCC는 기후변화에 따라 이번 세기 후반에는 수인성 감염, 매개 감염, 전염병이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또 극한 기상과 이상기후 현상에 따라 광범위한 영역의 비전염성 질환, 상해, 정신건강, 모성 및 영유아 건강, 영양실조 악화 등의 질병이 뒤따른다고 우려했다.

빈곤과 취약성에 따른 불평등도 심화될 전망이다. IPCC는 오는 2030년까지 사회발전이 더디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못할 경우(SSP4 시나리오) 약 7억명이 극한의 빈곤에 처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에너지 안보 위험도가 높고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이번 세기말까지 아시아 지역 국가에 가뭄 피해가 5~20%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현재 개발 방식은 퇴행적…기후탄력적 개발 연구해야"


IPCC는 "기후변화와 연계한 시스템 변화는 자연과 인간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규모의 기후변화 적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차 보고서 이후 기후변화 위기의 모니터링과 평가(M&E)체계 마련이 여러 국가들에서 시도됐지만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재정, 거버넌스, 제도와 정책적 제약 같은 사회·경제적 제약이 적응을 방해하는 요소로 식별된다"고 꼬집었다.

IPCC는 "기후탄력적 개발(CRD)은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개선하며 모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개발 경로를 뜻한다"며 "현재의 개발 방식은 기후탄력적 개발에서 멀어지는 시스템이고 가까운 미래의 사회적 선택이 미래경로 결정에 핵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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