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딜링룸.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다음주(14∼18일)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경계심과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상존해서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에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가 불가피 한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04포인트(0.71%) 내린 2661.28에 마감했다. 지수는 10일 2% 넘게 ‘반짝’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별 소득 없이 끝나며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인 탓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 ‘쇼크’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도 커졌다.
오는 15일부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또 경신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했다. 시장 평균 예상치(컨센서스)인 7.8%를 웃돌며 1982년 이후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상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FOMC 회의에서 연준이 보다 긴축적인 성향을 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어 수급면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ed Watch에 따르면 미 연준의 3월 0.5%포인트(50bp) 인상 가능성은 한 달 전 25% 수준에서 2%까지 낮아졌다, 동결 가능성도 0%에서 5%로 상승했다.
금리의 추가적인 상방 압력이 낮다면, 그간 가격부담이 지속된 성장주 중심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시장은 다음주 국내 증시는 3월 FOMC 회의 이후 불확실성 해소로 보면서 점진적 수급 개선이 관찰 될 것"이라면서 "이런 변화는 최근 조정을 받은 성장주들의 숨통을 다소 틔워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협상이 점차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서방으로부터 고강도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디폴트 위기는 변동성을 자극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가 디폴트 위기에 놓인 건 1998년 이후 약 24년 만이다.
시장에선 오는 16일을 고비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은 국제금융결제망(스위프트) 퇴출과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등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이미 디폴트 직전 단계로 강등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10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디폴트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방의 제재로)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례가 없는 고강도 제재로 러시아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실제 통화로 전환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디폴트가 다가올수록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코스피도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차주 1차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러시아에 수출을 하거나 공장이 있는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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