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일 정기주주총회, 회장 선임안 등 의결
KB금융·하나금융, 외인 지분율 70% 육박
ISS, 하나금융 등 사외이사 선임안 '반대' 권고
이사회 기능 및 CEO 리스크 의문 제기...ESG경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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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KB, 하나,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일부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하면서 정기주주총회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ISS는 최근 몇 년간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외이사 선임 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그간 ISS 권고안이 금융지주사들의 주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주총 역시 안건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의 법적리스크, 이사회의 기능 등에 의구심을 표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부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오는 24~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장 및 사외이사 선임안 등을 의결한다. 신한금융지주가 24일에 정기주총을 열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25일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올해 주총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의 표심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작년 말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70%에 육박한다. 주주 10명 중 7명은 외국인이라는 의미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60.34%, 30%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ISS가 금융지주사들 일부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는 것이다. ISS가 금융지주사 혹은 사외이사 후보별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배경에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에 의문을 제기한 점이 눈길을 끈다.
ISS는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부회장에 대해서는 채용혐의 재판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중징계가 지배구조 실패를 가리킨다고 지적하며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했다.
실제 함 부회장은 이달 11일 채용부서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달 14일 금융당국을 상대로 DLF 사태 관련 중징계를 취소하라는 내용의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하나금융은 해당 판결이 나온 직후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신한금융,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DLF 사태 등 각종 사법리스크를 제대로 견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우리금융지주의 이원덕 우리은행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KB금융지주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인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선임안과 기존 사외이사 6명의 1년 연임안에 대해서는 찬성을 권고했다. KB금융지주는 다른 지주사와 달리 채용혐의, 사모펀드 재판 등 사법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ISS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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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그간 사례를 봤을 때 이번에도 ISS의 권고안은 4대 금융지주 정기주총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ISS는 지난해에도 신한금융, 우리금융지주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했다. CEO들이 사법리스크에 연루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음에도 이사회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ISS는 회사의 경영 상태, 이사회 구성원, 사외이사 후보들의 경력 및 경영 철학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기보다는 단순히 사법리스크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며 "그러나 회사 혹은 주주들 입장에서 ISS의 권고를 무조건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주주들의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안건 통과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의결 자문사가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에 지속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은 'ESG 경영' 차원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8월 DLF 소송에서 금융당국을 상대로 승소했지만,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일부 금융지주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 것도 지배구조 및 이사회 기능에 대한 의구심이 바탕이 됐다. 국민연금은 당시 금융권에 번진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기업가치가 훼손됐고, 주주권익이 침해된 가운데 이사회의 감시 의무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ISS가 금융지주사의 CEO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권고하는 것은 ESG 경영 측면에서도 부담이다. 전 세계적으로 ESG가 투자, 경영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는 만큼 ISS가 지적한 이사회 기능과 사외이사, CEO 후보의 사법리스크 등도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총에서 회장 선임 및 이사진 선임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금융지주사 스스로 (ISS가 권고한) 이사회 기능이나 지배구조 체계에 흠결이 없다고 자신하는지는 의문"이라며 "ISS의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은 신규 투자유치, 주가 등 다방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함 부회장 사례의 경우 DLF 관련 재판에서 패소했다는 이유로) 후보직에서 사임한다고 해도 다른 대안책이 없을 뿐더러 갑자기 회장 후보를 교체하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라며 "금융지주사들이 이번 주총에서 주요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다고 해도,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대한 프로세스나 이사회의 기능을 제대로 신뢰할 수 있는지는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