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5회 원자력 세미나’의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전산업계는 새 정부에서 다시 꽃 길을 걷기 위해서는 가시밭길을 잘 되돌아 봐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취해 오버해 실수하지 말고 튼튼한 미래 지속기반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 원전산업 전문가들은 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5회 원자력 세미나’에 참석, 한 목소리로 전력 공급 안정성과 전기요금 인상 억제를 위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등 원자력발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이 지지하지 않으면 원전은 언제든 멈출 수 있습니다"며 원전산업계의 경각심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발단이 된 원전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원전 등 산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등 원자력분야 학계·산업계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세미나에선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실효적 대응방안 모색(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세계의 원전 유턴 이유(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 2050 탄소중립 성공을 위한 원전의 역할은(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등 3개 주제발표에 이어 좌장을 맡은 황진택 제주대 교수의 진행으로 종합토론이 이뤄졌다. 종합토론엔 주제 발표자들과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김경민 한국전력공사 해외원전사업처 원전사업실장, 강홍규 두산중공업 원자력 영업 상무,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 최수석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5회 원자력 세미나’의 참석자들이 파이팅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 조병옥 한동대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 객원교수, 김경민 한국전력공사 해외원전사업처 원전사업실장,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강홍규 두산중공업 원자력 영업 상무,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황진택 제주대학교 공학과 교수, 임정효 에너지경제신문 사장,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상근부회장, 최수석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사진=송기우 기자 |
참석자들은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원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범진 교수는 "예전에는 (원전) 몇 기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냥 짓는 식이었다. 그런데 현 정부 동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강조됐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원필 위원은 "(새 정부의 앞으로) 5년 동안 자칫 오버한다고 제대로 차근차근 기반을 다지지 않고 몇 번 실수를 하다 보면 간신히 회복한 기반이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 튼튼한 미래 지속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민이 지지하지 않으면 원전은 언제든 멈출 수 있다"며 "원전 안전에 대한 신뢰,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동의 등과 관련된 기본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5년이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석 연구위원도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원전 생태계 복원 방식이 바람직하며 이 때에도 법적, 제도적 절차 준수가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원전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으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활성화 기간 축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석 교수도 "원전 산업계가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시 꽃 길을 걷기 위해서는 가시밭길을 잘 되돌아 봐야 한다"며 "미래에너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강화하고, 여러 기술과 에너지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에너지믹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민들의 관점에서 에너지를 바라보고 국민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업적 측면에서 사업다각화와 외연확장도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재열 부회장은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언제 또 탈원전 논란이 생길지 모른다. 올해는 천만다행으로 살아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며 "산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기반으로 핵융합이나 선박 조선, ICT(정보통신기술) 쪽으로 외연을 확장해 사업다각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100기의 원전을 짓다가 안 지었지만 인력 문제가 없었다. 우리는 원전 안 지으면 인력이 할 게 없다"며 "미국은 해군에 잠수함과 항공모함 등에 원자력 기술이 활용된다. 원전 기술자들이 갈 곳이 많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다. 우리도 향후 5년이 외연확장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