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진단키트, 토털진단 바이오 기업 변신 잰걸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04 17:20

코로나 특수 급성장 힘입어 대규모 R&D, M&A 추진



SD바이오센서, 공장 증축에 獨 체외진단기 기업 인수



씨젠 분자진단 플랫폼 구축, 휴마시스·래피젠 사업확대

2022040401000116700004261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 1시간 내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SD바이오센서의 신속분자진단기기 ‘스탠더드 M10’ 카트리지 128대가 설치돼 있는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K-진단키트’ 기업들이 포스트코로나를 앞두고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내세워 명실상부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4일 진단키트업계에 따르면,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총 1880억원을 투자해 충북 증평에 신속분자진단기기 ‘스탠더드 M10’ 카트리지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신규투자안건을 의결했다.

신규 증평공장은 약 3만㎡ 규모로 국내 SD바이오센서 공장 중 최대 규모이며, 코로나19 외에 C형간염, 결핵,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다양한 감염병 진단키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같은 날 SD바이오센서 이사회는 독일 체외진단기기 생산·도매업체 베스트바이온의 지분 100%를 1200만유로(약 162억원)에 인수하는 결정도 내렸다.

베스트바이온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역에 각종 면역진단, 미생물·감염병 분자진단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회사로, 최근 매출이 2019년 70억원, 2020년 200억원, 지난해 392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뿐 아니라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2배 증가한 60억원을 기록했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증평공장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베스트바이온 지분 취득은 오는 5월 말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덕분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 통틀어 가장 많은 2조 9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1조원대를 기록한 SD바이오센서는 적극적인 설비투자와 M&A를 통해 코로나 등 호흡기 감염병은 물론 모기 등 매개체에 의한 감염병, HIV 등 혈액 매개 감염병 등 수십 가지 감염병을 신속 진단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말 심근경색증 진단마커를 개발해 올해 상반기 본격 판매에 나설 예정이며, 올해 중 초기임신진단을 위한 여성호르몬 진단마커 개발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나아가 SD바이오센서는 올해 인도·인도네시아에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유럽·아프리카에 지사를 설립하며, 미국·유럽·브라질 기업의 M&A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초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로 불리는 씨젠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매출 1조 3708억원을 올린 씨젠은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만 755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96억원, 2020년 258억원과 비교하면 최근 3년간 매년 약 3배씩 R&D 투자액을 늘린 셈이다.

씨젠은 비(非) 전문가도 검사할 수 있고 무증상자도 정확히 찾아내며 한 번의 검사로 코로나 외에 독감, 아데노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질환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분자진단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진단키트업체 휴마시스는 심혈관계질환 마커, 호르몬 마커, 암진단 마커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래피젠 역시 B형간염과 암까지 자가진단이 가능한 검사키트 개발을 나란히 목표로 삼고 ‘바이오 본류’에 진입한다는 포부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우리나라가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이유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을 계기로 진단키트를 개발해 온 국내 진단키트의 연구개발, 2020년 초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간파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신속한 코로나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덕분에 코로나 방역 ‘3T(검사·추적·치료)전략’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 사태로 진단키트기업들이 본격 성장한 것처럼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국내 진단키트기업이 글로벌 체외진단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 규제’보다 의학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한 심사, 허가, 승인을 거치는 ‘규제과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ch0054@ekn.kr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