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상자산 등 과제 산적한데 …尹인수위-금융권 '동상이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08 17:42

빅테크·가상자산 규제 개혁 등 공약

금융권 "산업 발전 위해 필요"

국책銀 이전, 예대차 공시 등 부각되며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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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권이 주목했던 빅테크, 가상자산(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논의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아직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윤 당선인의 금융공약을 두고 인수위와 금융권이 갈등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 예대금치 공시제도 도입 등의 일부 금융 공약 강행이 예상되자 금융권에서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윤 당선인은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해 빅테크 금융업 규율체계 정비,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 조성 등을 약속하고 금융규제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빅테크 기업과 금융권의 동일기능, 동일규제 기본원칙에 따라 소비자 편리성 등 빅테크 생태계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규제를 적용하고, 데이터 이용환경 개선,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금융업 접목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빅테크 기업과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불만이 나왔던 만큼 윤 당선인의 규제 개선 공약에 기대감이 컸다. 규제 차별이 지속되면 금융사들이 빅테크 기업과 불공정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등 금융사들은 현재 데이터 활용, 디지털 혁신에 목을 메면서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은행연합회가 인수위에 건의하기 위해 작성했던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에도 포함됐다. 은행연합회는 해당 보고서에서 데이터 수집·활용 규제 혁신 등을 언급하면서 디지털 규제 혁신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단 은행연합회는 이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를 인수위에는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들의 의견 조율 결과 해당 내용을 인수위에 제출하는 것보다는 금융당국과 세부적으로 실무 협의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은행연합회 측 설명이다.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도 윤 당선인의 주요 금융공약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체계를 수립하고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는 가상자산을 제도권 밖에 두고 금융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국내 코인발행(ICO) 허용, NFT(대체 불가능 토큰)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자산 시장 육성 등으로 디지털자산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은행들은 가상자산 시장 서비스 진출을 원하는 등 가상시장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있어 윤 당선인의 공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기 보다는 국책은행의 지방이전,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 등의 공약에 무게추가 쏠리며 인수위와 금융권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기간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대형은행, 외국계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당선 후 산은과 수은의 지방 이전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공약 강행을 예고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을 금융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윤 당선인이 내건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에 대해서도 은행권은 반기지 않고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로 은행들의 줄세우기와 출혈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수위에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공약이 실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권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규제 산업인 만큼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공약 실행에 앞서 업계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며 "인수위에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논의가 우선시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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