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니의 食生食死] 외식물가 고공행진에 주목받는 '밀키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10 22:27

3월 외식물가 6.6%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

프레시지·더본코리아 시장 선점에 신라·롯데호텔 도전

죽장연

▲프레시지의 ‘죽장연 밀키트’ 4종 제품.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식품업계가 먹거리 신흥 강자로 밀키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연일 치솟는 외식 물가에 더해 코로나 사태로 집밥 수요가 껑충 뛰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조리 방식을 갖춘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이유에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를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의 경우 6.6% 상승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 7.0% 이후 23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식품업계에서 대기업 식품공룡들이 승기를 잡지 못한 사업 영역으로 밀키트 전문 스타트업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분야다.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에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업체들과 함께 호텔업계 등 비식품업계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레시지는 왕좌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2016년 설립 이래 2017년 15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이듬해 218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전년(1271억원) 대비 48.6% 증가해 1889억원까지 신장하는 등 고른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자체 브랜드 상품과 함께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 생산)방식을 통한 간편식 퍼블리싱을 병행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건강·특수식 전문업체 닥터키친 인수에 이어 올해도 업계 2위 기업인 테이스티나인과 허닭 등을 영입해 경쟁력을 강화한 한편, 해외 시장에 지속적으로 눈을 돌리면서 사업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호주, 홍콩 등 총 7개국에 간편식을 수출하고 있는 프레시지는 향후 유럽 지역을 포함한 15개국으로 확장해 매출액을 500만 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남아를 거점 삼아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해 직접 판매에 나선다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의 밀키트 2종 ‘백종원의 애호박 고추장찌개’, ‘백종원의 간장돼지불고기’ 제품.


‘집 밥의 대가’로 불리는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최근 간편식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고추장찌개와 간장돼지불고기 밀키트 2종으로 출사표를 냈다.

지난달 온라인몰인 더본마켓·홈플러스·마켓컬리에 먼저 선보인데 이어 현재 더본코리아는 판매처 확장을 위해 롯데아이몰, GS샵과 입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로도 판매·생산 추이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판매처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던 백 대표의 레시피를 실제 활용한 제품인 만큼 일상 식품으로 라인업 넓히기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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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1979의 ‘허브 양갈비’.

호텔신라

▲호텔신라 프리미엄 밀키트 ‘신라 다이닝 앳 홈’.


오는 2025년까지 밀키트 시장 규모가 7253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점쳐지면서 비식품업계인 대형 호텔들도 시장 선점 식품업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텔신라가 ‘신라 다이닝 앳 홈’을 출시해 자사 레스토랑의 메뉴를 프리미엄 밀키트로 재해석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롯데호텔도 호텔 브랜드를 내건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로 호텔 셰프가 개발한 ‘허브 양갈비’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 기조로 외식업계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밀키트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 "밀키트가 식품산업의 한 유형으로 뿌리내린 만큼 하락세는 예상되지 않으나, 가격 경쟁력 등 차별화된 특징·서비스로 소비자를 사로잡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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