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융합의과학원·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 연구팀 협력 연구, 국제 학술지 ‘Brain(IF 13.5)’에 결과 발표
▲ 인지예비능으로서 직업적 성취에 대한 전장유전체연관분석 연구 (자료=성균관대) |
교육적 성취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교육적 성취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가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보호효과는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 가설로 알려져 있으며, 교육적 성취 뿐만 아니라 직업적 성취 및 여가 활동 역시 이에 포함된다. 초년기의 교육적 성취 못지않게, 중장년기의 오랜 시간 동안 인지적 활동이 요구되는 직업적 성취 역시 보호요인으로서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선행연구는 제한적이었으며, 직업적 성취에 대한 유전적 연구는 거의 시도되지 않아 알츠하이머병과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24만 8,847명을 대상으로 영국 통계청(the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에서 개발한 표준직업분류 시스템(the standard occupational classification system, SOC)에 따라 9개의 직업 수준으로 구분된 표현형과 그들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여 직업적 성취에 대한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직업적 성취와 관련된 30개의 유전변이를 발견하였고, 그중 12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되었다. 또한 post-GWAS 분석을 통해 대다수의 변이들이 교육적 성취 및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중추신경계에서의 유전자 발현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유전적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직업적 성취가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 생활양식(lifestyle) 등 다양한 특성들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본 연구에서 발굴한 직업적 성취와 매우 연관성이 높은 유전변이를 도구변수로 사용하여 멘델리안 무작위 연구(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방법으로 직업적 성취와 알츠하이머병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 따르면 직업적 성취도가 높아질수록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위험도가 22% 감소하였다. 또한, 다변량 멘델리안 무작위 방법을 추가로 적용하여 직업적 성취와 함께 알츠하이머병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적 성취의 효과를 보정함으로써, 직업적 성취가 알츠하이머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김소연 연구원(삼성융합의과학원 석박사 통합과정 재학)은 "점차 노년기의 치매환자가 늘어나 국가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를 통해 중장년기의 인지활동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보호인자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홍희 교수는 "본 연구는 대규모 유전체 연구와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을 이용하여, 직업적 성취가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보호인자이며, 그 둘 간의 인과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있다. 또한 본 연구를 통해 규명한 유전 변이는 직업적 성취의 생물학적 기전을 연구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뉴로사이언스 분야 상위 5% 국제 저명 학술지인 ‘Brain (Impact Factor 13.5)’에 게재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신진중견연계사업,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바이오메디컬 글로벌 인재양성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