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넘어 치료' 제약바이오, 보툴리눔톡신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17 15:00

작년 수출 2851억 전년대비 15% 증가 역대최고
대웅제약 '나보타', 유럽 출시 이어 中 허가 목표
메디톡스 차세대 제제, 종근당바이오 치료용 준비

대웅제약 나보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치료·미용 목적의 주름개선 의약품 보툴리눔 톡신의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의 해외판매 성장세를 주목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시장점유율 확대와 차세대 제품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은 2851억원으로 전년대비 14.9%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보툴리눔 톡신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지난해 전년대비 15.3% 줄어든 1129억원(39.6%)을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글로벌 최대 수요처인 미국으로 수출이 374억원으로 1년새 2배 늘어난 데 크게 힘입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지난해 7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58% 성장했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도 나보타 수출액이 17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15%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보툴리눔 균주 관련 법적 분쟁을 마무리한 대웅제약은 미국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올해 중 유럽에서 나보타를 출시하고 중국에서 허가를 획득한다는 목표여서 올해도 나보타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A형(비교적 물질출처가 명확하고 독성이 약한 톡신) 의약품 ‘뉴로녹스’를 제조·수출한 메디톡스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640억원의 보툴리눔 톡신 매출을 기록한 메디톡스는 이달 초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MBA-P01’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다음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MBA-P01은 새로운 제조공정을 적용해 기존 제품에 비해 수율(투입 대비 정상제품 비율, 불량률의 반대말)과 품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MBA-P01의 임상 3상이 계획보다 빠르게 종료되면서 올해 시판허가 획득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국내 출시 준비와 함께 해외 진출을 위한 방안도 마련해 글로벌 톡신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 매출 국내 1위기업인 휴젤 역시 지난해 내수와 수출 합쳐 총 1246억원의 매출을 올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3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미국에서 품목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올해 11개국에 진출해 내년까지 총 36개국의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이다.

메디톡스 뉴로녹스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59억달러(약 7조원) 규모로 매년 평균 1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지난해 16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보툴리눔 톡신 최초 개발사인 미국제약사 엘러간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치료용과 미용 시장으로 50:50 반분돼 있지만, 국내는 미용 시장이 90%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용시장에 주력해 오던 국내 기업들은 해외의 치료용 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출지역과 제품을 늘리기 위한 임상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이달 초 미용 목적으로 개발 중인 보툴리눔 톡신 ‘CKDB-501A’를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치료 목적의 적응증(사용범위)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휴온스그룹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전담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도 지난해 지주회사에 분리돼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고 올해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하면서 보툴리눔 톡신을 사업의 한 축으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나아가 업계는 최근 보툴리눔 톡신의 주요 성분을 고농축한 앰플형 화장품도 출시되고 있는 만큼 바르는 보툴리눔 톡신 시대도 곧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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