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검수완박' 격돌 속 SMR 개발 한 목소리…"초당적 지원·규제 혁신 시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18 15:08

권성동·이원욱·김영식, 여야 국회의원 28명 참여 '혁신형 SMR 국회 포럼'서 주장



감한곤 한수원 중앙연구원장 "SMR, 시장 요구에 적극적·능동적 반응 가능"



정동욱 원자력학회장 "수출 교두보 마련해야…유관 기관 참여·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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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제3회 혁신형 SMR 국회 포럼’에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과 관련기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여야가 18일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한 목소리를 냈다.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위기 극복을 위해 SMR의 선제적 개발에 필요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여야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격돌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탈원전의 탈출구 역할을 할 수 있는 SMR 개발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다짐한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연구단체 ‘혁신형 SMR 국회 포럼’ 주최로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3회 포럼의 축사를 통해 "에너지문제는 경제성은 물론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안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또한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 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도 세계적흐름에 발 맞추고 원전 산업 재도약을 위해 혁신형 SMR을 개발과 해외진출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형 SMR 국회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11명, 국민의힘 16명, 무소속 1명 등 국회의원 총 28명이 참여해 지난해 출범한 단체로 현재 이원욱 민주당,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원욱 공동위원장(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혁신형 SMR 기술은 기존 대형원전에 견주어 방사능 유출 위험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제가 포럼을 주도적으로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SMR 시장 선점,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공동위원장은 "차기정부는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활용,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중립 추진의 주요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차세대 원전인 SMR을 적기에 개발하고 실증 및 상용화 촉진을 통한 세계시장 선점을 약속했다"면서 "탄소중립 달성과 2030년 해외시장 진출, 원자력 강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여야기 화합해 국회를 중심으로 혁신형 SMR 개발 성공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곤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은 이날 포럼 주제 발표자로 나 "우리나라가 SMR관련 국가적인 계획이 있거나 정책적으로 앞서있는 것도 아니고,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포용할 규제체계가 갖춰진 것도 아니다"면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주어진 기간과 비용으로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SMR 혁신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규제 제도 마련, 정부의 뒷받침이 마련된다면 탄소중립 실현, 국가 신성장 동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SMR은 주거지역에 가깝게 있어서 사회적 수용성과 안전성이 요구된다. 혁신형 SMR은 원자로 자체를 대형 수조에 담궈놓기 때문에 사고자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고 사고가 나더라도 주민이 대피할 필요가 없다"며 "주민들이 그곳에 원전이 있는지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시장의 요구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SMR은 전기출력 300MWe(메가와트)급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소형 원자로를 전기출력 300MWe급 이하라고 정의하나, 일반적인 의견은 전기출력 500MWe급 이하를 소형 원자로라고 정의한다. 한국형 원전 ‘APR 1400’은 1400Mwe급 출력을 내고 있다.

소형 원전은 대형 상용 원전에 비해 에너지 출력은 높고 안전성은 극대화된 특징을 지닌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가 일체화됐다. 소형이어서 현장 조립과 공장 제작이 가능한 차별점도 있다. 이 특성 때문에 분산시킬 수 있고, 도심이나 외지에 모두 설치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닌다.

소형 원전은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그 주목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소형 원전 70여 종을 개발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 소형 원전 개발이 가장 치열하다.

SMR은 원전 안전성을 극대화해 소형·모듈화 제작이 가능한 혁신기술인 만큼, 안전 규제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경쟁력 확보에 절대적이다.

장보현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국장은 "규제 체계를 빨리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중소형원자로 안전규제 기반 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예산 20억원을 시작으로 총 7년간 사업비 360억원을 투입한다.

김한곤 원장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SMR이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70여개 국에서의 SMR 개발이 개발되고 있다"며 "상당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국가 정도가 상업화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빌 게이츠가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은퇴하며 투자한 테라파워도 중소형 원자로와 이동파 원자로(TWR·Traveling Wave Reactor)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카이로스파워 등 스타트업이 신개념 중소형 원전을 개발 중이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에 대해 전향적인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뉴스케일파워가 개발한 소형 원전에 대한 기술 검토를 역사상 처음으로 완료했다. 전문가들은 소형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설계인증(DC)을 위한 기술 검토가 모두 완료된 만큼 법제화만 남아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도 국무총리 주재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소형 원전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다만 정부 탈(脫)원전 기조에 따라 원전에 대한 연구개발은 위축된 상황이어서 경쟁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형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SMART)에 대한 개량된 표준설계인가(안전 규제)를 요구했지만 국내 탈원전 분위기로 후속 지원이 이뤄지지 못해 결국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정동욱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과거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프로젝트에 사업총괄부장으로 참여한 바 있다"며 "당시 한수원 사장이 10년 전에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서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수출에 국가와 회사가 외국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쉽게 국산 원자로 수출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했다. SMR도 그렇게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0년대말, 2030년에 다른 나라가 앞서나갈 때 우리는 쳐다만 보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SMR의 안전성은 기존 원전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좋은 비전이지만 쉽지 않다. 6년 내에 표준설계를 완성하고, 수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기관들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 관계에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관련기관들이 소속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예상 문제와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는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을 비롯 정부·연구기관, 산업계,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원욱·김영식 공동위원장과 민주당 의원인 조승래 포럼 제도지원분과장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한국수력원자력(주)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원해 열렸다.

포럼 회원으로 민주당에선 이원욱·조승래·송영길·변재일·이광재·김병욱·김병욱·김병주·이용빈·김주영·홍정민·유동수 의원, 국민의힘에선 김기현·권성동·김석기·류성걸·박성중·이만희·강민국·양금희·이영·정희용·조명희·최형두·허은아·홍석준 의원, 무소속 양정숙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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