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NG운반선 이어 최근 여객선으로 사이버 시운전
정기선 "자율운항 기술이 해양 모빌리티의 미래다" 강조
기술 투자를 위해 최근 아비커스에서 인력 충원 나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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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 2022)에서 열린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기선 HD현대 대표 겸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그리는 ‘바다 위 테슬라’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는 분위기다.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1년 1월 세계 최초로 LNG운반선에 대한 가상 시운전을 성공한데 이어 최근에도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해 자율운항 여객선을 가상 시운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정 대표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자율운항 기술 해양 모빌리티의 미래를 확신하며 "자율운항 기술이 당연히 세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만큼 자율운항 상용화를 향한 발걸음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경기도 판교에 자리한 자사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HILS, Hardware-in-the-Loop Simulation)에서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 울산시(울산정보산업진흥원)와 함께 건조 중인 스마트여객선의 가상 시운전 시연회를 개최해 성공을 이끌어 냈다.
이 시운전에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 개발한 기관·항해 통합 시운전 기술(HiDTS-VCS)이 적용됐다.
디지털트윈 기술이란 컴퓨터 상 가상세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현실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예측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시운전에 성공한 선박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과 전기추진, LNG이중연료 엔진,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여객선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시운전 성공과 더불어 가상의 해상환경 하에 출항부터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실제 선박의 운항 시나리오를 그대로 재연해 선박의 안정성까지 검증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가상 시운전 시연회를 통해 기존 선박 기관 점검에 머물렀던 단계를 넘어 자율운항 등 항해의 안전성을 함께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이버 시운전은 실제 시운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극한의 조건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고, 해상에서 이뤄지는 시운전 기간을 줄여 비용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전에도 LNG운반선을 대상으로 가상 시운전을 진행해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엔진시스템과 연료공급시스템, 전력·제어시스템 등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시운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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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인 아비커스와 지난 19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자사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에서 가상 시운전 시연회를 개최했다. |
한국조선해양의 자율운항 기술 개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낸 배경엔 정 대표의 뚝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 대표가 자율운항기술 분야에서 퍼스트무버(선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적극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7년 시뮬레이션 검증시설(HILS)를 개소한 뒤, 2021년 12월 노르웨이선급협회(DNV)로부터 디지털트윈 모델에 대한 모델 적합성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디지털트윈레디(Digital Twin Ready) 승인을 획득하는 등 가상시운전에 대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자 아비커스 본사 인근에 사무실을 추가로 확장, 인력 충원을 위한 준비를 하기도 했다. 알려진 바로는 자율운행 시스템 통합, 선박조종제어, 센서융합, 선박동역학 등 분야에서 학사 및 석·박사급 엔지니어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선박자율운항 시스템의 고도화와 전문성을 위해 현대중공업 사내벤처 1호 기업으로 현재 운항보조시스템 HiNAS(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 Assistant System·하이나스)1.0과 대형 선박의 이·접안 과정을 보조하는 HiBAS(Hyundai intelligent Berthing System·하이바스)1.0을 상용화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앞으로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한 선박용 첨단기술을 지속 개발해 가상 시운전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