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원 S&P글로벌 한국지사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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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원 S&P글로벌 한국지사 상무 |
핀테크(Fintech)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세계적인 폭발적 성장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술 중심의 변화를 가져온 산업은 금융만이 아니지만, 오늘날 핀테크는 가장 많이 언급되고 수요가 많은 산업 중 하나이며 거대한 글로벌 인재 및 투자자의 유입과 함께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연구에 따르면 한국 핀테크 산업의 종사자는 1만6000여명, 투자금액은 2조원 규모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94개사 중 한국은 토스 단 한 곳 뿐이다. 94개 외에 중기부가 파악한 두나무, 비바리퍼블리카, 빗썸코리아가 겨우 물망에 오를 정도로 그 수가 너무 적다. 국내 전체 핀테크 종사자 수를 다 합해도 글로벌 핀테크 기업 1개 수준에 불과하다.
기술 기반 산업의 성공 비결은 결국은 첨단 기술과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대한 높은 수준의 혁신과 투자이다. 서울시가 올해 중소·벤처·창업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원에 총 38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지난달 발표했다. 특히 디지털 시대 금융산업의 필수 기술인 핀테크·블록체인 분야에 총 2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한국의 투자규모는 아직 너무 작다. 핀테크 강국인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IT 기술과 월가 금융 인프라가 융합하면서 핀테크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작년 상반기 미국의 핀테크 투자자금은 420억 달러로 전 세계의 43%를 차지한다. 영국도 같은 기간 245억 달러(25%)로 2020년 59억 달러보다 4배나 늘었다.
필자는 중소 핀테크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세금 공제를 제안하고 싶다. R&D 세금 공제, 법인세 감면은 혁신 비용을 낮추어 핀테크 기업들의 과거의 R&D 노력에 대해 보상하고 R&D 투자를 장려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핀테크 생태계는 마지막까지 실행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디어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가진 있는 시장 잠재력을 측정해야 한다.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금융 부문이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규제됨에 따라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은 어디에서나 규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에 규제 샌드박스에서 안전성과 혁신성이 검증된 신제품·신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모호하여 시장 출시가 어려울 경우, 스타트업과 투자자에게 기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임시허가를 2년간 허용, 추가로 2년 연장할 수 있다. 국민의 생명· 안전 등에 우려가 크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시간을 주어 지속적으로 그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런 방식은 해외 스타트업도 한국에서 금융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각 금융 분야의 국내 시장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고, 핀테크에 의한 금융혁신이 충분히 성숙하기도 전에 빅테크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핀테크 스타트업이 여러 개의 유니콘으로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제 한국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의 확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성공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 창업자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과 재원, 이를 구성하는 제도가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인재이다. 국적에 상관없이 창업의 꿈을 가진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려면 관련 인프라, 행복 지수, 규정 및 대규모 투자자 풀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서로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이러한 스타트업 허브의 구축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일의 이면에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함으로써 뛰어난 인재들이 육성·유치될 것이다.
지난 1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핀테크 기업 인수에 걸림돌로 지목된 출자 대상 제한과 승인 절차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3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혁신펀드에 더해 추가의 ‘청년창업 지원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제시했다. 정부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글로벌 플랫폼을 계속 발전, 유지시키고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 평가를 높이는 허브 역할을 확대한다면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수는 당연히 늘어날 것이다.
지속 가능한 혁신과 개방형 금융의 핀테크 유니콘들이 코로나 사태의 충격을 딛고 국가 경제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