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커머스,엔데믹 맞춰 전략 다시짜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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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이커머스 기업도 수익성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줄줄이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이커머스 기업들의 영업 손실을 두고 업계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이었다. 기존에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적자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저마다 수익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이커머스업계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일부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형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갔으나 내실 측면에선 적자 폭도 그만큼 더 커졌다. 당장의 수익보다 외형 성장을 더 중시하는 이커머스 업계의 특성상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흐름이지만, 변화가 있다면 ‘상장’을 계기로 수익성에 우려가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쿠팡은 적자 우려로 상장 이후 주가 하락세를 겪었고, 올해 3월에도 주가가 20달러 안팎에 그쳤다. 쿠팡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컬리 등 상장을 앞두고 있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도 수익성 개선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커머스 기업도 수익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유료회원제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 올렸다. 당시 인상된 요금은 신규회원에만 적용했으나, 오는 6월부터 기존 회원에도 적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컬리는 새벽배송 물류 인프라 기술을 활용한 BTB(기업과 기업간 거래) 사업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며 오프라인 채널과 동급의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코로나 방역체계가 엔데믹(지역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체제로 전환되면 기존처럼 성장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방역체계 완화로 소비자들의 외부활동이 늘어나면 오프라인 소비가 활발해지고 반대급부로 온라인 소비의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달라진 환경에서 다시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코로나에 편승한 외형 성장 위주의 전략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이커머스업계도 엔데믹의 새 변화에 맞는 새 사업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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