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지방 쇼핑몰 출점, 편의점은 최저임금 차등적용 희망
온라인플랫폼 규제-자율 이중잣대에 혼란 "지켜보자" 분위기
中 코로나봉쇄 직격탄 면세점 "실적회복 위한 지원연장 필요"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10일 ‘규제 완화’를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그동안 영업과 출점 규제 완화와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을 요구해 온 유통업계는 새 정부가 기업의 상황을 고려한 현안들을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개막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온-오프라인 업계는 저마다 적용받고 있는 관련 정책의 내용과 강도에 따라 규제 완화에 거는 희망사항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백화점업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세 기간에 광주광역시에 쇼핑몰 유치 공약을 내건 만큼 앞으로 지방에서 쇼핑몰 출점 규제가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 대통령의 광주 쇼핑몰 유치 공략을 실현하기 위해 광주시청과 쇼핑몰 추진 절차와 중앙부처의 지원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광주에도 유통 대기업의 쇼핑몰 입점이 쉽도록 규제 문턱을 낮추고 행정지원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 안팎에선 신세계그룹이 광주 쇼핑몰 출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광주종합버스 터미널 부지를 중심으로 특급호텔·판매시설 등을 짓는 계발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역 소상공인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쇼핑몰 출점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신세계가 접었던 광주지역 쇼핑몰 출점을 윤 정부 출범과 인수위의 지원 움직임을 계기로 다시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유통 규제가 오래됐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또 한 번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다"며 "(새 정부 출범으로) 시장에 맞지 않은 법안들이 보완점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윤 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 완화의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 인수위는 환경부와 대형마트 4사가 2019년 매장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을 퇴출하기 위해 맺었던 자율협약을 다시 수정해 테이프와 노끈을 마트 매장에 재배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형마트업계는 이같은 인수위의 조치를 규제 완화의 긍정적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윤 정부가 시장환경(친기업)에 부합하는 규제 완화 방향으로 제도 손질을 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그동안 너무 대기업과 전통시장이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에 갇힌 규제들이 유지돼 왔고, 이는 지금의 시장경제 환경과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규제 완화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편의점업계의 경우,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기대감이 크다. 기업들은 앞선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최저임금 상승폭이 컸다는 판단이다. 최저임금 수준은 문 정부 취임 직전인 2016년 6030원에서 올해 9130원으로 올랐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시간제 아르바이트 종업원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던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업종별로 차등화된 최저임금을 적용하거나 주휴수당만이라도 차등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줄곧 요구해 왔다.
이커머스업계는 윤 정부의 대형 온라인 플랫폼 정책 이중 잣대 입장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면서 다소 관망하는 분위기다.
인수위는 최근 대형 플랫폼기업의 중개거래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는 동시에 원칙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이율배반적 시각을 드러내 온라인 플랫폼 업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인수위는 지난달 초순 온라인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커머스 입점 중소사업자들이 촉구하는 불공정거래 개선을 담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밖에 면세점업계는 윤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과 우려의 시각보다는 최근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분위기에도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가 지속되는 악재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면세점업계 지원을 더 연장해 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들은 중국의 봉쇄정책으로 (실적 회복) 터닝 포인트를 못 찾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면세한도 상향뿐 아니라 인천공항 임대료 지원 연장과 같은 지원이 시급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