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공실률 사실상 제로 '캡레이트 4%대'
다국적 기업 입주, 인수시 안정적 수익 기대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인플레이션 헷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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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IFC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서울 여의도 랜드마크인 국제금융센터(IFC)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IFC는 공실률이 낮고 임대료 수입이 안정적인데다, 인수 가격 대비 임대료 수입을 뜻하는 캡레이트(Cap rate)도 서울시 오피스빌딩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기관들이 우량 오피스를 인수할 기회가 많지 않은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당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물론 인플레이션 헷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IFC 인수전은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굴지의 운용사들이 뛰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조1000억원을 써내면서 근소한 격차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IFC 인수 금액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가운데 단일 건으로는 가장 높은 가격일 것"이라며 "서울의 상징적인 건물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인수시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희망자들의 의욕이 상당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젠스타메이트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캡레이트는 3.9%, 여의도 지역은 3.7% 수준이다. 반면 IFC의 경우 캡레이트가 4% 수준으로, 인근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IFC의 공실률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서울 전체 공실률(4.4%)은 물론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실률(5%대)보다도 낮다. IFC에는 딜로이트 안진, CLSA, SONY 등 국내외 기업 및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해있어 해당 건물을 인수하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4조원대의 인수가액도 결코 과도하지 않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안팎의 평가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IFC 인수를 통해 대체투자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운용이 이번 IFC 인수로 부동산 투자 트랙레코드와 자금조달, 투자자 모집 능력을 인정받음에 따라 향후 우량자산 인수전에 더욱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0년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세 곳을 인수하는 등 최근에는 상업용 오피스와 물류센터 위주로 대체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자산 중에 하나가 부동산이고, 부동산 중에서도 최근에는 상업용 오피스나 물류센터 등을 눈여겨보는 걸로 알고 있다"며 "IFC 인수는 거래규모가 큰 딜인 만큼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인수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과거 트랙레코드나 자금 조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사모리츠를 신규 설립해 IFC를 매입할 예정이다. IFC가 리츠자산으로 편입될 경우 연금 투자처로서 매력도도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앞으로 미래에셋운용이 IFC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으로부터 얼만큼의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을지가 인수 성사 여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리츠가 공모 의무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전체 자금의 절반을 연기금으로부터 조달해야 한다.
해당 딜에 정통한 IB 업계 관계자는 "2016년 AIG그룹이 브룩필드에 IFC를 매각할 당시 국내 연기금도 충분히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부동산 상승장을 전망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고, IFC 공실률이 높다는 이유로 결국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IFC 투자는 핵심 자산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인플레이션 이상의 가치 상승을 가져온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 시기에 IFC 투자는 2016년 투자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연기금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