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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기오염(사진=A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환경오염으로 인해 세계에서 매년 900만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의학저널 더 란셋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기 사망자 중 90% 이상은 중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했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2000년 이후 세계적으로 3분의 2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망 원인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납을 비롯한 화학 오염물질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180만명에 달했고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특히 지난 2019년 납으로 인한 사망자가 90만명에 이른 점을 지적하면서 납중독에 대해 우려했다. 비영리단체 퓨어어스와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에서 혈중 납 농도가 높게 나왔던 어린이들은 약 8억명으로 추산됐다. 이들 중 절반은 남아시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을 이끈 리처드 풀러는 납 중독이 어린이 IQ 수치를 3~5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1년에 해당하는 교육과 그에 상응하는 잠재 수입 감소로 이어져 GDP를 깎아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환경문제가 보건문제를 넘어 국가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환경오염에 대한 피해가 커지게 된 배경엔 국가 경제성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증가와 함께 발전소, 제조공장, 자동차 등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소득이 올랐지만 각종 오염을 완화시키는 표준들이 적용되지 않아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일으켰다는 게 풀러의 주장이다. 풀러는 "관리 없는 성장의 대가는 매우 크고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은 즉각적인 이익보다 훨씬 더 비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환경오염과 관련해 선진국과 중저소득 국가간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일례로 선진국들은 대기 및 수질 모니터링, 화학 안전 프로그램, 포괄적인 정부 정책, 정부 부처간 협력 등을 통해 오염이 지난 몇 십년 동안 개선됐다. 반면 현재 화학물질의 3분의 2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산업용 화학물질 중 극소수만 안전성 검사가 진행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풀러는 코로나19 팬데믹처럼 반짝 떠오른 위기는 오랜 기간동안 위협해왔던 문제들로부터 집중을 분산시킨다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 해결책 마련에 관심을 둘 것을 촉구했다.
한편, 연구진은 대기오염으로 연간 67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중 3분의 2 가량은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성의 경우 미세먼지로 사망했던 비중이 여성보다 4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어 여성은 남성보다 수질 오염에 약간 더 취약하다고 전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