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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삼성전자가 윤석열 새 정부와 발맞춰 친환경 전략을 제시해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삼성전자 공장들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100% 청정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친환경 측면에서 글로벌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지 못할 경우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는 기후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한국이 에너지 전환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점이 삼성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이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탄소배출 관련해 명확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정부와 함께 이를 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에서 아시아태평양(APAC) 박유경 책임투자 총괄은 삼성이 정부를 압박하고 재생에너지 시장에 변화를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에너지 소비국 한국 등의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은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성과로 여기고 있다. UN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주요 경쟁업체인 애플, TSMC 등에 비해 친환경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박유경 총괄은 "삼성이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경제 성장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유경 총괄은 지난 2월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 10곳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애플은 탄소중립을 글로벌 사업장에서 이미 달성한 상태이고 2030년까지 공급망에서도 이를 이룰 계획이다. 또 TSMC는 국제 재생에너지 캠페인인 ‘RE100’에 이미 동참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삼성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경쟁에서 크게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삼성의 화석연료 의존도는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안겨준다"며 "탈탄소와 관련해 애플과 TSMC에 뒤처지고 있다"고 이달 초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기후변화 대응에 속도를 내지 못 하는 배경엔 한국의 재생에너지 점유율이 부족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삼성이 이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인 5월 10일에 RE100 참여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회사측은 아직 발표 준비가 안됐다고 말했다"며 "이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선택권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이 친환경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화석연료가 한국 발전비중의 60%를 차지했고 삼성이 한국 공장 등에서 사용한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버는 이어 삼성은 재생에너지 확보가 어려운 지역을 포함해 100% 청정 전력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 등을 통해 경영에 복귀하면 삼성이 기후변화 대응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KLP의 키란 아지즈 책임투자 총괄은 "막연한 장기적 목표가 아닌, 이재용 부회장이 100% 재생에너지 실천 등을 통해 진정한 기후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넓히기 위해서는 정부 보조금, 전력구매계약(PPA)에 대한 세금 혜택 등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SK E&S의 박영욱 재생에너지 전략팀장은 "재생에너지의 직접 조달을 장려하기 위해 한국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랜지션 제로의 재클린 타오 연구원은 아시아에 흔한 화석연료 보조금이 없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