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제약바이오 '글로벌 골든타임' 잡아라
국내 최고 수준 R&D 투자·연구인력 유지..."신약개발, 제약기업 존재이유"
현재 신약 파이프라인 30여개...올해 첫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 미국 출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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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한 취업포털 사이트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 응답자 중 가장 많은 52%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산업 분야로 ‘제약·바이오·의료’를 꼽았다. 차세대 대한민국 주역인 MZ세대들은 제약·바이오·의료 산업이 미래의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인식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후보물질부터 승인단계까지 총 1477개로 3년 사이 158% 증가하며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갈 길도 멀다.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 기업당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수와 연매출 규모는 국내 최대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 십배에 이른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코로나 사태 이후 높아진 위상과 윤석열 정부의 육성 의지를 발판 삼아 향후 4~5년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 타임’이라 보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요 신약 연구개발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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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전 회장(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윤·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
한미약품은 창업주인 고 임성기 전 회장의 ‘신약 개발을 하지 않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이라는 신념에 따라 매년 국내 제약사 최고 수준인 매출의 13~21%를 신약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신약 개발에 투자한 총 금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13.3%인 1604억원을 신약 개발에 투자했고 연구 인력은 총 550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1989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600만달러(약 72억원) 규모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성사시킨 한미약품은 자체 신약 개발이 매출 증대를 가져오고 매출 증대가 다시 신약 개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국내 최다인 13개 보유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현재 30여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진행하고 있다.
폐암 등 항암 신약 13개, 당뇨 등 대사성질환 신약 6개, 성장호르몬결핍증 등 희귀질환 신약 8개, 자가면역질환 등 기타질환 2개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올해 새로운 블록버스터 후보로 주목받는 신약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인 ‘포지오티닙’과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인 ‘롤론티스’이다.
한미약품이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과 함께 개발 중인 포지오티닙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시판허가 신청서를 승인하고 공식 리뷰(검토)를 진행 중이다.
FDA는 오는 11월 24일 내에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FDA가 포지오티닙 시판을 허가하면 이는 동일한 적응증으로 FDA가 승인한 최초의 치료제가 된다.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 신약인 ‘롤론티스’는 지난해 국내 출시에 이어 올해 미국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FDA는 현재 롤론티스 시판 허가를 위한 공식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9일까지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롤론티스가 미국에서 출시되면 이는 한미약품의 첫 바이오 신약이 글로벌 시장, 특히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짧은 효능 기간을 늘려주는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개발, 이 플랫폼을 통해 10여개 바이오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담즙성 담관염 등 희귀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6개에 총 19건의 희귀의약품 지정(한국 식품의약품 안전처 3건, 미국 식품의약국 9건, 유럽의약청 7건)도 확보하고 있다.
나아가 전 세계 임상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글로벌 독립기관 독립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는 이달 초 한미약품에게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혁신신약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중단 없이 계속 진행하라고 권고해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역량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재확인해 주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제품에서 얻은 이익을 R&D에 집중 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더욱 공고히 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제약강국 실현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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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주요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