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니 성장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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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곡물 작황의 저조와 수급 차질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계에 걸쳐 ‘식량 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최근 인도가 식량안보를 이유로 밀에 이어 설탕까지 수출을 통제함에 따라 문제의 심각성도 더해지고 있다.
이처럼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우리 정부는 국내 식품업계에 협력을 요청하며 수급 불안정 해소에 나서고 있다. 제분·제당업체들도 제품 생산, 공급에 속도를 내며 물가인상 조짐에 따른 과잉수요를 지탱하는데 힘쏟고 있다.
이같은 해외발 식량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지만, 우리 농촌 살리기를 통한 곡물 자급률을 높이자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낮다. 한국은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전체 곡물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태다. 특히, 빵과 라면, 피자, 햄버거 등 음식 제조에 사용되는 비중이 높은 밀의 자급률은 0.8%로 사실상 전량 수입에 가깝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농업 전망마저 어둡다. 농림축산식품부·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평균 73.3%에 이르던 식량자급률은 2020년 45.8%로 하락했다. 또 2000년만 해도 30%대에 머무르던 곡물 자급률도 2020년 19.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우리가 의존하는 주요 곡물국가 곳곳에서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부진이 잇따르고 있어 ‘대한민국의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인도의 북부 대도시 델리는 이달에 최고 기온 49도를 넘어서며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미국도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을 겪어 밀 공급과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이같은 식량 위기에 우리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2020년 문재인 정부서 ‘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이 수립된데 이어 윤석열 정부도 국내 식량 자급률 높이는데 국가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오는 2027년까지 밀 자급률을 7%까지 올리고, 곡물 전용 비축 기지도 설치하는 내용의 식량안보 강화 계획을 국정과제에 반영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과 소비자들은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부터 불붙은 물가 인상이 생필품과 서비스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시적 식량안보 문제에도 주력해야 하지만 국내 물가 안정의 근본대책 마련에 집중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대응 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할 것이다.
inahohc@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