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윤석열에 발끈한 박지현 "탄핵도 가능"...민주 ‘호남당 위기’ 앞 화력 활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5.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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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6.1 지방선거 열세에 놓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전 마지막 날인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까지 꺼내들면서 막판 뒤집기에 집중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AI 윤석열이 윤 대통령으로 가장해 국민의힘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며 "남해군 박영일 국민의힘 후보가 돌린 동영상인데, 윤 대통령이 지지 연설하는 것처럼 되어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런 동영상은 성명 등의 허위표시죄로, 선거법 위반이 명확하다"며 "윤 대통령이 동영상 제작을 허락했거나 묵인했다면 선거 중립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탄핵까지도 가능한 중대사안"이라고 규정한 뒤 "만약 대통령이 허락하지 않았는데 후보들이 동영상을 만들었다면 선거법상 허위표시죄나 형법상 사기죄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 선관위는 지금 즉시 조사에 착수해 선거 전까지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진실을 고백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이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새 정부에 ‘탄핵’을 언급한 것은 그렇잖아도 열세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막판까지 수세에 몰린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체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가운데 3분의 1 수준인 5~6곳만 이겨도 선방, 7곳 이상 이기면 승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CBS라디오에서 "처음에는 6~7곳을 넘어가면 굉장히 선전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5~6곳을 이기면 굉장한 선방이 될 것 같다"며 "적어도 지역을 대표할 차세대 인물, 차세대 주자가 될 만한 인물은 살려 달라"고 읍소했다.

텃밭으로 분류되는 전남·광주·전북과 제주를 더한 4곳에 경기를 비롯한 접전지 1~2곳에서라도 승리를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계양을)·송영길(서울시장) 후보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인해 공항 이슈에 특히 민감한 제주에서도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자칫 민주당이 호남을 제외한 전 권역에서 사실상 패배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양당 모두 공방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남준 이재명 후보 캠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기재 국민의힘 양천구청장 후보는 선관위에 제출한 5대 공약에서 ‘김포공항 이전 지속 추진’을 약속한 데 이어, ‘양천발전 시민연대’의 ‘항공기 소음 관련 대책’에 대한 질의에 ‘확실한 방법은 김포공항을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국민의힘 역시 김포공항 이전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제주를 중심으로 불거진 당내 이견과 관련 "후보들이 자기 지역에 필요한 공약을 내놓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을 확정해가는 것 또한 선거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라며 "이런 것들을 다 무시하고 ‘너희들 왜 A 후보 다르고 B 후보 다르냐’ 시비를 거는 것 자체가 매우 반지방자치적인 태도"라고 반박했다.

김민석 본부장은 "(이재명·송영길 후보의 정책 협약) 행사 자체가 ‘공약 발표’가 아니었던 것으로 들었다", "이 후보가 제게 말씀하시기로 ‘연구과제’라고 하셨다"라며 김포공항 이전이 아예 공약이 아니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대표가 직접 제주도청까지 내려가 ‘막아줍써 제주완박’이라는 어깨띠를 두른 돌하르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말도 안 되는 공약을 옹호하기 위해 이재명 후보가 계속 궤변을 일삼고 있다"며 "이제는 김포공항 폐항 이후에도 제주관광 수요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고, 원주·청주 (공항으로) 가면 된다고 얘기한다. 말도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자당 이기재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는 "양천구 신월동 일대는 공항소음 민원이 있어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 공약 상황이 이해가 간다"며 "그러나 이재명·송영길 후보는 부동산 개발 취지로 김포공항 폐항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도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김포공항 이전 반대를 놓고 ‘반(反)지방자치적 태도’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런 중요 공약을 정당 내부에서 조율하고 내놓아야 하는 것이 정당정치다. 김포공항을 둘러싼 민주당의 아무말 대잔치는 반책임정치, 반정당정치적 태도"라고 반박했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지사 후보 역시 "판세는 이미 역전됐다고 보고 있다. 자기 주군에 대해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사죄·사퇴 요구도 못 하는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의 비겁함이 나타났다. (오 후보)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것을 꼬집은 것이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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