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창-김상태 각자대표 체제 구축, 이달 중 IPO 본부장 영입
본업 경쟁력 강화 및 신한금융 내 '비은행 위상' 확보 절실
사옥 매각시 자기자본 5조원대 진입...사업경쟁력 강화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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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그간 라임 사태 등 각종 사고로 홍역을 치른 신한금융투자가 이영창·김상태 각자대표 체제를 앞세워 중장기 체질 개선에 나선다. 최근 증시 불황으로 증권사들의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신한금융투자가 기업금융(IB)을 중심으로 신한금융그룹 내 우량 계열사로 입지를 강화할 지 이목이 쏠린다.
◇ 이영창 ‘WM’-김상태 ‘IB’ 투톱체제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투자 내 가장 큰 변화는 과감한 인재 발탁과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까지 증시 활황에도 라임자산운용 펀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등 각종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영업력이 다소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영창 대표가 2020년 3월 취임 이후 내부통제 강화, 고객 신뢰 회복 등에 주력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IB를 비롯한 각 사업 영역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제는 사모펀드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기업 체질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는 게 신한금융의 내부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가 올해 3월부터 이영창·김상태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것은 증권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신한금융지주의 갈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융지주사의 경우 계열사 시너지 등을 고려해 지주사 출신 인물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 각자대표 체제를 꾸리더라도 두 명 중 한 명의 CEO는 은행, 금융지주사 내에서 실력이 검증된 인물을 앉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용병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지주는 모두 증권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을 CEO로 앞세웠다. 실제 이영창 대표는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신한금융투자 사장 취임 전까지 약 25년간 리테일, 주식운용, WM 등을 두루 경험했다. 올해 3월 신한금융투자에 새롭게 합류한 김상태 대표는 증권업 내 대표적인 IB 전문가로 불린다.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 내 IB부문 주요 요직을 거쳐 직전까지 미래에셋증권 IB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들 인물의 강점을 고려해 이영창 대표에는 WM을, 김상태 대표에는 IB와 기관영업을 맡겼다. WM과 IB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고, 신한금융투자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중장기적으로 신한금융지주 내 비은행부문 위상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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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창·김상태 신한금융투자 각자 대표. |
1분기 기준 신한금융지주 내 비은행계열사 순이익 규모를 보면 신한금융투자는 1045억원으로 신한카드(1759억원), 신한라이프(1524억원), 신한캐피탈(1086억원)보다도 낮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은행 내 비이자이익, 이자이익 간 균형, 비은행부문 강화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다만 신한금융투자는 그간 각종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리테일 영업이 위축됐던 만큼 이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증시 부진 속 IB부문 역할 막중...사옥 매각으로 자본력 키워
특히 작년과 달리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크게 위축된 만큼 신한금융투자 내 IB부문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가 이달 중 서윤복 NH투자증권 상무를 IPO 본부장으로 선임할 예정인데, 이러한 인사 배경에는 IPO를 비롯한 IB 부문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김상태 대표의 강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연초 LG에너지솔루션 IPO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데 이어 LG CNS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서윤복 상무가 IPO 본부장으로 합류하면 IPO 딜을 수임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까지 완료할 경우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들이 IB 딜을 수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경쟁 요소가 ‘자본력’인 점을 감안한 조치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4월 하나금융투자를 상대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신한금융투자 역시 사옥 매각을 완료하면 자기자본 확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각 사가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 자기자본은 NH투자증권이 6조9786억원 수준으로 가장 크고, KB증권 5조5903억원, 하나금융투자 5조4000억원, 신한금융투자 4조9671억원 순이다. 사옥 매각 대금이 유입되면 신한금융투자도 자기자본 5조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사옥 매각은 회사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IB를 비롯한 전반적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