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시련의 계절'…공급망에 중국리스크 '역성장'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12 11:39

애플, 샤오미 이어 삼성도 생산량 감축

불확실성 대비한 숨 고르기 전략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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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 3’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여기에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시 봉쇄를 결정하면서 생산 차질이 극대화됐다. 주요 업체는 출하량 조정에 나서며 대외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가 올해 출하량 목표치를 조정하고 감산을 결정했다. 애플은 아이폰 중저가 제품인 ‘아이폰SE’ 올해 2분기 생산량을 계획보다 20% 줄어든 최대 300만대까지 감산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출하량 목표치도 기존 3억대 규모에서 2억 2000만대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샤오미는 최근 협력사에 올해 생산 목표치를 2억대에서 최소 1억 6000만대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출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감소한 3850만대에 그쳤다.

삼성전자도 생산량 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10% 줄어든 2억 7000만대로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삼성전자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이 완화되는 등 업황이 밝을 것으로 보고 5년만에 연간 3억대 생산이라는 공격적인 목표치를 정했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감산에는 글로벌 소비 수요 약세와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이슈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주력뿐 아니라 보급형 모델도 생산량이 조정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은 지난달에 1월부터 4월 평균 생산량 대비 35%가량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이유는 대외적인 악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꼽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정 생산비용이 늘었다. 공급망 차원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 수급난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몇몇 고객사에 생산장비 확보 문제로 내년과 내후년에 생산량을 원하는 만큼 빠르게 확대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생산장비 조달이 늦어지고 있어 새로 주문받은 반도체는 주문부터 납품까지 기간(리드타임)이 최장 3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과 장비 공급 물량 증대를 논의하는 등 경영진을 업체에 파견해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장비 업체는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올해 반도체 생선업체는 설비 확장에 1800억달러(약 22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반도체 장비 업체 예상 매출은 1070억달러(약 136조원)에 그칠 정도로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면적인 도시 봉쇄를 결정한 점도 생산과 소비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서 스마트폰을 위탁 조립하는 폭스콘 중국 선전 공장이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중국에 생산을 의존하는 애플과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에 특히 타격이 극심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는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감산 체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외적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막연히 판매에 집중하기보다는 공급망 문제와 생산 비용 증가 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도 주춤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 1000만대로 지난해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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