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 2500선 무너진 코스피...정부, ‘시장 안정 조치’ 예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14 15:58

외인 '셀코리아' 여파...코스피 2500선 붕괴

美연준 자이언트 스텝 우려 계속



정부, 금융시장 점검회의 개최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 가동"

2022061401000474600019551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국의 물가 충격 여파로 연일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당분간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 코스피 2500선 붕괴...원/달러 환율 연고점 경신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1.54포인트(0.46%) 내린 2492.97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1.55포인트(1.26%) 내린 2472.96에 개장해 장 초반 한때 2457.39까지 하락하며 2500선이 무너졌다. 전날 3.5% 급락하며 2504.41에 마감한 코스피가 이날은 장 개장 직후 25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코스피가 2500선이 붕괴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이날 지수 하락을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73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947억원, 387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체로 약세였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32% 내린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만11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네이버, 카카오, 카카오뱅크 등은 전날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5.19포인트(0.63%) 내린 823.5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98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와 달리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880억원, 2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2.4원 오른 1286.4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개장해 장중 129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 분주해진 정부..."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 국고채 바이백 규모 확대"


부위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미국의 5월 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연준이 긴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만일 연준이 한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올릴 경우 이는 1994년 이후 처음이다.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 제프리스 그룹 등도 이번 FOMC에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10년 국채-2년 국채 금리 차)가 재차 역전될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번 FOMC 회의에서 미국 연준이 시장의 공포를 어느 정도 달래줄 수 있을지, 아니면 물가 리스크에 초점을 두면서 매파적 성향이 더욱 강화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면서 당국은 구두 개입에 나서며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유관기관과 합동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 경제·금융상황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주요국의 통화긴축 가속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중첩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며 "금감원, 국제금융센터 등과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및 리스크 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장 불안에 대비한 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대응조치들을 사전에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취약차주, 금융사, 금융시스템의 위협 요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취약차주의 금융애로, 금융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을 수시로 점검해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외환시장과 단기금융시장 등 취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의 주요 리스크요인을 모니터링하며 개별금융사의 건전성, 유동성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도록 점검해달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6월 FOMC를 앞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미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데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고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2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선제적 물가조치에 대한 질문에 "공급 사이드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사이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