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위기의 농가살리기' 광폭행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23 17:11

고온·가뭄 이어 장마 폭우 대비 농작물 안정수급 상생지원



샘표 '우리장' 검은콩 수매, 오리온 감자농가 농기계 제공



SPC그룹 신품종 보급…"수익 보장, 원자재 확보"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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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북 고령군 개진면 한 감자밭에서 농민들이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식품업계가 이상고온·가뭄 등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가를 살리기 위한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작물 수매로 농가에 안정적 수익과 판로를 보장하는 동시에 안정적 농산물 재료를 확보하려는 ‘일석이조’ 상생 효과를 얻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샘표는 최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우리장 프로젝트’ 협약을 맺고, 청년농 지원과 청년농이 키운 국산 검은콩 ‘청자 5호’를 수매하기로 했다. ‘청자 5호’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농작물로, 높은 당도와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본 등 항산화물질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은콩을 원료로 된장을 만드는 국내 장류 제조업체가 없는 점을 감안해 향후 프리미엄 된장으로 상품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자사 검은콩 상품화를 신호탄으로 장류 시장 내 검은콩 수요 증가와 함께 농가 수익 활성화로 연결될 것으로 샘표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샘표는 호법영농조합을 통해 매해 국내 농가에서 콩 약 200여 톤을 수매해오고 있다.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국산콩 간장’과 ‘연두 우리콩’이 꼽힌다. 기세에 힘입어 샘표는 향후 콩 이외에 국산 작물 재배농가와의 협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오리온은 계약 재배를 통해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뿐 아니라 영농기술 보급, 농기계 지원 등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올해 말까지 감자 특산지인 전남 보성, 충남 당진, 강원 양구 등 일부 지역의 농가에서 키운 감자를 수매해 포카칩, 스윙칩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전국 390여 개 우수 농가와 계약을 맺어 총 1만8000여 톤에 이르는 국내산 감자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의 SPC그룹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하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농가 지원을 위해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농산물 신품종 확대, 청년농부 육성 등 농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농산물 수매와 제품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여름철을 앞두고 장마를 비롯한 홍수·태풍 등 재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확인해 수매 대상 농산물, 거래량 등을 산정해 추가 지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부터 전국이 장마철에 돌입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최대 120mm 이상 집중호우가 예보된 데다, 장마 이후 무더위까지 찾아와 농가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탓이다.

한편, 기업들의 농가 살리기에 못지 않게 정부도 폭우와 폭염 등 여름철 기상 악화로 농작물의 작황 변동성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농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재해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여름철 재해 피해 예방을 위한 유관기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농산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는 태풍 내습 등 본격적인 재해 발생 전까지 응급복구 장비와 기반시설을 점검하고, 비상연락망과 관계기관의 재해대책 등을 점검·보완할 예정이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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