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풍선효과…나홀로 상승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26 12:55

서초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 상승 유일



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 등 신고가 속출



똘똘한 한 채·토지거래허가구역 미지정 효과 영향

토지거래허가구역 2년 실거주 요건 피할 수 있어

아크로리버파크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네이버지도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매수 심리 위축으로 서울 아파트가격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서초구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초구의 집값 상승세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의 풍선효과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남 선호 분위기가 이어지는 한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P·L㎡는 지난달 28일 동일 면적 최고가인 39억원에 거래되며 손바뀜했다. 해당 단지 전용 84T㎡는 지난달 1일 38억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 222㎡는 지난 3월 80억원을 찍으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는 지난달 23일 68억원에 매매됐다. 지난 4월 동일 면적이 64억원에 거래된 것 대비 한 달 만에 4억원 높게 거래된 셈이다.

반포동 ‘반포자이’도 지난달 19일 전용 59㎡가 최고가인 28억2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 4월에는 전용 165㎡가 5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단지 전용 165㎡의 직전 거래는 지난해 12월로 당시 신고가인 52억원에 거래됐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금리 인상에 매수 문의는 소폭 줄었지만 신고가에 실거래가가 신고되면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실거래가보다 더 올려서 내놓고 싶어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3일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4주 연속 하락세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개 자치구가 하락 또는 보합을 기록했다. 강남구는 3주 연속 보합세에 그쳤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영향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보였던 용산구도 보합을 기록했다. 강남3구 중 한 곳인 송파구는 0.02% 하락했다.

25개 자치구 중에서 서초구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것인데 서초구에서도 특히 반포동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서초구의 아파트가격 상승세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초구는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미 강남을 선도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같은 아파트들이 재건축으로 탈바꿈한 단지라는 희소성과 상징성을 지니게 되면서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 않은 점도 집값을 견인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인근 삼성·청담·압구정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로 인해 반포로 매수세가 몰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반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 말고 집값이 높은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으니까 실거주를 원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영향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대형 개발 이슈 등으로 투기 거래가 성행하거나 집값이 상승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지정되는 제도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잠실·삼성·청담·대치동 등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규제를 1년 연장했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이 예정된 압구정·여의도·목동 아파트지구와 성수 전략정비구역 4곳 역시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바 있다.

반면 반포는 대형 개발 이슈보다는 이미 재건축 사업을 통해 준공된 단지들의 집값이 높아진 경우라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요건이 되지 않는다. 서초구 집값을 견인하고 있는 주요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은 재건축 등 개발 기대감에 집값이 상승했다라기보다는 반포라는 지역적 특성상 집값이 높게 책정되고 있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박 겸임교수 역시 반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점이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집값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박 겸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과 달리 반포는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며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매수해놓고 나중에 입주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겸임교수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서초를 비롯한 강남 시대"라며 "집값이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강남권역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서 자유로운 측면에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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